[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이태성 인턴기자 = 지인을 살해하고 심지어 시신 유기를 도운 공범까지 살해해 암매장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권재찬 씨가 항소심에서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이규홍 부장판사)는 14일 강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권씨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인천 여성 공범 연쇄살인범 권재찬[사진=인천경찰청] 2021.12.09 hjk01@newspim.com |
권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무고한 피해자 2명을 살해한 점에 대해서는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면서 "다만 피고인이 수사단계에서부터 일관되게 우발적 살인을 주장하고 있어 상급심의 판단을 받아보고자 항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와 그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반성하고 있는 점, 현재 손가락 끝이 괴사하는 레이노드 증후군이라는 지병을 갖고 있는 점, 공황장애와 우울증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겁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피고인은 미리 범행을 계획하여 피해자를 살해하고 매장했다"며 원심 판결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는 이유로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범행의 계획성 여부에 대해 양측의 의견이 엇갈린 만큼 재판부는 한 차례 속행하고 다음 재판 전까지 의견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0월 19일이다.
앞서 권씨는 지난해 12월 4일 인천시 미추홀구 한 상가건물 지하 주차장에서 평소 알고 지냈던 50대 여성 A씨를 폭행한 뒤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한 시신 유기를 도운 40대 남성 B씨도 이튿날 미리 준비한 둔기로 때려 살해하고 인근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교화 가능성이나 인간성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며 사형이 예외적 형벌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사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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