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취임 100일을 맞은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5년간 메도리반도체 등에 30조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산은 본점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한국경제 잠재 성장률이 2%대 고착돼 있는 등 초저성장 극복 위해 산은이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는 취지다.
강 회장은 "산은 궁극적인 목표가 경제 잠재성장률을 높여서 다가올 초저성장을 탈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1%포인트를 책임지는 산은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구체적인 방법으로 초격차 첨단 산업 지원을 제시했다. 지금과 같은 대출 확대뿐만 아니라 산은 인베스트먼트(IB) 역량을 총동원하고 민간과 공동 펀드를 조성하며 인수합병(M&A) 자금 지원 등 복합 금융을 지원한다는 게 골자다. 강 회장은 이같은 지원 방을 경제 재도약 프로젝트라고 명명했다.
강 회장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10조원, 소재·부품·장비 10조원, 메모리반도체 등 향후 5년 동안 30조원 지원을 검토하겠다"며 "보다 정교한 계획이 나오면 추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100일 맞아 2022년 9월 14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산은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산업은행] 2022.09.14 ace@newspim.com |
강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 작업도 서둘러 추진할 계획이라고 제시했다. 대우조선해양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경영 효율화 과정이 필요한데 지금과 같이 산은이 대주주인 틀 안에서는 어렵다고 본 것이다. 산은 외부기관에 대우조선해양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을 위한 컨설팅을 맡겼고 현재 얼개는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강 회장은 특히 매각 대금에 연연하지 않고 적당한 매입 희망자가 나오면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강 회장은 컨설팅 보고서를 토대로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와 논의해 관련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강 회장은 "산은 체제에서는 연구개발 투자 등에 한계가 있다"며 "대우조선해양 경쟁력 강화, 빠른 매각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산은이 홀딩(보유)하는 시간을 최소화해 매각 가능하면 바로 매각한다는 원칙"이라며 "매각 가격 문제로 시간을 끄는 것보다 유연하게 생각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 국정과제인 산은 부산 이전도 그대로 추진한다고 강 회장은 재확인했다.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 공약 사안이므로 산은 이전 추진을 번복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직원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내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부산 이전이 가능하려면 산업은행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법 개정이 될 때까지 많은 직원과 토론하고 생각을 진솔하게 나누는 기회를 갖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수도권뿐 아니라 부·울·경(부산·울산·경남)도 4차 산업혁명 전초기지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산은 부산 이전은 이런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