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규모가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 공포와 달러 강세, 국내 기업의 실적 둔화 우려 등이 더해지면서 올해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량 순매도한 때문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유가증권시장 주식의 시가총액은 575조9991억원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 1894조7343억원의 30.40%이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8월13일(30.52%) 보다도 낮다.
외국인 비중은 작년 대비 9%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해 1월 외국인 지분율은 36~37%선을 유지했다. 코로나 초기 코스피 지수가 1400선까지 무너졌던 2020년 3월 19일도 외국인 지분율은 38.97%를 차지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2022.09.15 yunyun@newspim.com |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셀 코리아' 행진에 나서면서 지분율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1조96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일시적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 한 달 보름간 6조원 넘는 주식을 사들였으나 이달 들어선 다시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외국인 지분율은 올해초 33%, 지난 6월21일 30.77%까지 하락했다. 7~8월 최대 31.18%까지 올랐지만, 9월 들어서 다시 하향세로돌아서면서 연저점 기록을 경신했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 공포와 달러 강세 등이 외국인의 이탈을 가속화했다고 본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연일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90원을 돌파했다.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5개월이다.
반도체 업황 둔화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 둔화 전망도 '셀코리아'를 가속화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9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연초 52%대에서 40%대까지 낮아졌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부진에 내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3개월전 63조504억원에서 현재 53조7605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코스피는 연초 2900선에서 현재 2400선까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상승, 기업들의 실적 부진 현실화 등이 최악의 경우 코스피 지수가 205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내다본다. 외국인 지분율 30%선이 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된다는 뜻이다.
전날 발표된 미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8.3%)가 시장 예상치(8.0%)를 상회하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1.0%포인트 인상하는 '울트라 스텝'에 나설 가능성도 언급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 예상 코스피지수 저점은 2050선"이라고 말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8월 CPI에서 상품과 서비스 모두에서 예상보다 광범위한 물가상승 압력이 확인됐다"며 "연말까지 달러화는 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올해 말 미국 기준 금리는 4.50%(상단 기준), 한국은행 금리는 3.25%까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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