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최대 석탄 도시 네이멍구 얼둬스의 부동산 신화가 다시 부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포탈 소후 재경 뉴스가 14일 보도했다.
네이멍구 얼둬스(鄂尔多斯)는 인구 215만명의 중국 소도시 지만 석탄 매장량이 전국 6분의 1, 천연가스 매장량이 전국 3분의 1에 달하는 에너지 부자 도시다. 캐시미어도 세계 전체 유통량의 4분의 1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풍부한 자연 자원에 힘입어 얼둬스는 과거 10년간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연속해서 3000억 위안, 4000억 위안 대를 넘었다. 이곳 GDP는 2012년 2305억 위안에서 2021년 4715억 위안으로 불어났다. 1인당 GDP가 한 때 홍콩을 초과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하룻밤 새 수도없이 많은 재벌이 탄생하고 사막에 건설된 도로는 호화 자동차로 뒤덮혔다. 넘치는 돈은 부동산 시장으로 몰렸다. 얼둬스 주민들은 아파트와 별장을 몇 채씩 사들였고 집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얼둬스가 부자 도시가 된 것은 석탄가격 상승과 함께 경제 신구 개발로 부동산 경기가 폭발한데 따른 것이었다. 얼둬스의 석탄 가격은 2000년대 초반 톤당 250 위안에 2008년 470위안으로 치솟았다. 거액의 철거 보상비 등으로 현지 주민들은 너나 없이 하루아침에 갑부가 됐다.
여기에다 얼둬스 캉바스(康巴什) 구에 2004년 경제개발 신구 설립이 결정되고 2006년 시와 당 기관 건물이 입주하면서 평방미터당 4000위안 내외에 머물던 이 일대 아파트 가격이 1만위안을 돌파했다. 네이멍구 캉바스는 중국 부동산 투기 과열의 압축판과 같은 곳이 됐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북방의 홍콩으로 불리는 네이멍구 사막의 캉바스. [사진=바이두]. 2022.09.16 chk@newspim.com |
하지만 석탄 경기 호황이 뒷바침하던 번영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2012년 전후 석탄 등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면서 민간 금융 대출 위기가 폭발하고 캉바스 구 일대 부동산은 대폭락세를 맞았다. 평방미터당 1만위안을 넘었던 아파트 가격은 3000위안으로 추락했다.
부동산 투기가 기승을 부린 가운데 주택 수와 상주 인구 비율이 10대 1까지 치솟았다. 새로 짓는 아파트의 공실률은 70%를 넘었다. 자물쇠로 잠긴 채 1년 가야 한번도 불이 켜지지 않는 아파트가 열 채 중 일곱 채에 달했다는 얘기다.
네이멍구 얼둬스(캉바스)는 사막에 건립된 '내륙의 홍콩'에서 한순간에 북방의 '귀신도시(鬼城)'로 전락했다. 도처에 산재한 건축 중단 아파트 개발 현장은 얼둬스 캉바스 몰락을 말해주는 상징물이 됐다.
소후 포탈 재경 뉴스는 10년의 긴 겨울이 지난간 뒤 얼둬스 캉바스 구 일대의 부동산 재고가 줄어들고 개발 중단 현장과 '귀성'의 그림자가 서서히 걷히고 있다고 전했다. 소후는 '귀신 도시'로 악명을 날렸던 캉바스(康巴什) 구의 아파트 가격이 2022년 중반 평당 1만위안안팎으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석탄 가격 상승에 따른 정부 재정 수입 증가, 풍력발전 투자 활기, 인재 유입 등에 힘입어 코로나19 경제 침체를 거슬러 네이멍구 얼둬스 캉바스의 부동산 신화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2년 1~7월 얼둬스 시 전체 부동산 판매 면적은 전년 동기비 8.2% 늘었고 그중 주택(아파트) 판매 면적은 11.9% 증가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