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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銀, 유동성 사실상 '흡수'..."LPR 말고 지준율 카드 꺼낼 것"

기사등록 : 2022-09-1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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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F 조작으로 유동성 '순흡수'
다만 대규모 MLF 물량 만기 도래 임박
지준율 인하로 은행 비용 부담 낮출 것 전망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당국이 사실상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면서 앞으로의 통화정책 향방에 대한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격인 대출우대금리(LPR)를 '깜짝' 인하하면서 연말까지 LPR이 추가 인하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상당했으나 날로 복잡해지는 대내외 환경이 기관의 통화정책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사진=바이두(百度)]

◆ 9월에도 40조원 흡수..."'대수만관' 않겠다"

15일 인민은행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전달과 같은 2.7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MLF는 인민은행이 시중 은행에 공급하는 정책자금으로, MLF 금리는 LPR 조절 수단이 된다. 매월 15일 전후 MLF 금리가 발표되고 20일 전후로 LPR이 고시되는데 MLF 금리가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LPR이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1년물 MLF 금리를 기존의 2.85%에서 2.75%로 0.01%p 인하했었다. 올해 2월 이후 7개월 여만이다.

같은 달 LPR도 낮아졌다. 인민은행은 8월 22일 일반 소비 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1년물 LPR과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5년물 LPR을 종전 대비 각각 0.05%p, 0.15%p씩 인하했다. 1년 만기 LPR 인하는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 5년 만기 LPR 인하는 세 달 만이다.

이달 MLF 금리 동결은 예상됐던 바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들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이달 금리를 대폭 인상할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에서 두 달 연속 MLF 금리를 낮추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지난달 LPR 인하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소비심리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고 실물경제 융자 수요가 점차 개선되고 있는 만큼 인민은행이 관망 중이라는 설명이다. 데이터에 따르면 위안화 신규 대출은 7월의 6790억 위안에서 8월 1조 2500억 위안으로 늘었다.

인민은행은 유동성 공급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민은행은 만기 도래한 MLF 물량에 대해 롤오버(채무상환 연장)를 함으로써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는데, 15일 밝힌 MLF 대출 규모가 만기를 맞은 MLF 물량보다 적었다.

인민은행은 15일 MLF를 통해 4000억 위안(약 80조 원)의 유동성을 공급한다고 밝혔지만 이날 만기를 맞은 MLF 물량이 6000억 위안인 점을 감안할 때 실제로는 2000억 위안의 유동성을 흡수한 셈이다. 8월 2000억 위안 유동성을 거둬들인 데 이어 이달에도 같은 규모의 유동성을 흡수했다.

인민은행은 또한 7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거래를 통해 20억 위안의 유동성도 추가로 공급했다. 그러나 이날 같은 규모의 역레포 물량이 만기를 맞아 역레포를 통해 공급한 유동성 역시 '제로(0)'였다.

인민은행의 유동성 흡수에 대해서도 시장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라고 반응한다. 시중 유동성은 상당한 반면 자금대출 수요는 크지 않은 만큼 '안정'에 방점을 두고 유동성을 합리적으로 조절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풀이다.

민성(民生)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원빈(溫彬)은 "8월 MLF 조작을 통해 2000억 위안을 흡수한 데 이어 9월에도 같은 규모의 유동성을 축소한 것은 유동성을 합리적이고 충분하게 유지함으로써 일자리 등에 대한 전망을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자금 공급이 상당히 완화적이었던 상황에서 중앙은행은 능동적으로 자금 공급에 나서야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수만관' 하지 않고 '미래를 앞당겨 쓰지 않을 것'이라던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고도 짚었다.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는 지난 6월 열린 상무회의에서 "화폐를 지나치게 찍어내지 않고 미래를 당겨쓰지는 않을 것"이라며 물가 안정을 강조한 바 있다.

[사진=바이두(百度)]

◆ LPR 추가 인하 여부는 '안갯속'...지준율 인하 가능성 대두

당초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연내 LPR을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상당했다. 경기 회복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부양에 나설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지난달 인민은행의 기습적 LPR 인하가 추가 인하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실어줬다.

류궈창(劉國强) 전(前) 인민은행 부행장은 "현재 중국 통화정책 공간이 상당히 여유롭다"고 밝힌 바 있고 보하이(渤海)증권 역시 "대출금리 추가 인하 여력이 있다"면서 하반기 LPR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점쳤다.

중신(中信)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밍밍(明明)은 "8월의 LPR 인하가 이번 부양 주기의 '종점'이 아닐 것"이라면서 "부동산 경기를 고려할 때 1년물보다 5년물 LPR 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이 고강도의 긴축을 예고하면서 LPR 추가 인하를 어렵게 하고 있다. LPR이 지금보다 더 낮아질 경우 외자의 대규모 유출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다만 실물 경기 부양이 절실한 만큼 LPR보다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손 볼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연말까지 약 2조 위안 규모의 MLF 대출 물량이 만기를 맞는다는 점을 고려해서라도 지준율 인하를 통해 유동성 압박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광다(光大)은행 금융시장부 거시연구원 저우마오화(周茂華)는 "4분기 만기 도래인 MLF 규모가 크다. 또한 은행에 장기의, 저비용의 자금을 효과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은행의 금리차 축소에 따른 부담을 완화시켜야 한다"며 "이런 점들을 봤을 때 지준율 인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원빈 역시 "9~10월 발행될 특수목적채권 규모가 5000억 위안 이상이고 4분기에 2조 위안 가량의 MLF 물량이 만기를 맞는다"며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인하함으로써 일부 고 비용의 MLF 물량을 대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빈은 그러면서 예금금리가 하락하면 LPR 추가 인하를 위한 공간이 마련될 것으로도 점쳤다. 

hongwoori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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