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전 정부 시절 대북 정책 등 외교 정책을 전면 수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의 대북정책을 교실에서 한 명의 친구에만 집착하는 학생과 비교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18일 5박 7일 간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길에 오르기 전에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정부는 북한이라고 하는 특정한 교우에 대해서만 좀 집착해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높아지고 있는 미중 갈등에 대해서는 "미중 간 경쟁 틈바구니에서 우리는 예측 가능성을 중시하고 명확한 입장을 갖고 국제사회에서의 자유와 평화·번영을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사진=대통령실]2022.06.21 photo@newspim.com |
중국이 반발하고 있는 이른바 칩4 동맹에 대해서는 "예비회담에 참석할 것이고 모두에게 필요하고 합당한 일"이라고 말했고, 한미일 안보협력에 대해서는 "북핵 미사일에 대응해서 동북아의 안보와 평화를 지키는 데 필요한 일이라면 이를 피할 이유는 없다"고 적극적인 입장을 밝혔다.
중국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의 국방 체계는 중국을 상대로 하고 있지 않다. 우리는 철저하게 북핵 위협에 또 북한의 공격에 대비한 방어 체계로 짜여져 있다"고 했지만 중국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이슈에서 미국의 편에 섰다.
사드 문제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주권 사항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어떠한 타협이 있을 수 없다"고 역설했다.
북핵 위기에 대해서는 "튼튼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확장 억제를 내실화하고 강화하는 것에서 해답을 찾고자 한다"라며 "확장 억제는 미국 영토 내 핵무기를 요사시 사용한다는 것 뿐 아니라 북한이 핵을 도발하는 것을 억지할 수 있는 모든 패키지를 총체적으로 망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북한이 주민을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면 핵을 감축시켜 나가면서 국제사회로부터 어느 정도 문을 열고, 또 경제적 지원을 받아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일 관계 회복에 대해서는 "그랜드바겐의 방식으로 미래지향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은 '9·19 군사합의 4주년 기념 토론회' 서면 축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강조하며 합의 이행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문 대통령의 퇴임 이후 첫 메시지다.
문 전 대통령은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축사에 따르면 "모든 대화의 출발점은 신뢰이고 신뢰는 합의한 약속을 지키는 데서부터 시작한다"라며 "7.4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선언, 10.4선언, 판문점선언, 평양공동선언 등은 모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역지사지하며 허심탄회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만들어낸 역사적 합의"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정부가 바뀌어도 마땅히 존중하고 이행해야 할 약속"이라면서 "북한 역시 거듭된 합의를 저버려서는 안된다"고 남북 모두의 노력을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이후 교착에 대해서는 "한반도에 평화를 제도화하는 것, 지속가능한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 절감한 시간이었다"라면서 "주도적 입장에서 극복하고 헤쳐나갈 때 비로소 평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전 정권인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북 정책에 대해 전혀 다른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상황에 따라 전현 정부의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