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투자금을 늘리고 있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표로 동맹국인 한국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관련 종목을 사드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2차전지 산업 공급망 재편과 탈중국 기조에서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2.09.19 ymh7536@newspim.com |
◆ 美, 금리 인상에 셀코리아로 돌아선 외인
19일 한국거래소에 현재(17일 기준) 코스피 전체 시총 1877조 5141억원 중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의 시총은 571조 4693억원으로 30.49%를 차지했다. 이는 2009년 7월 27일(30.37%) 이후 13년 2개월 만의 최저치다. 2020년 초만 하더라도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 시총 비중은 40%에 육박했다.
[킹달러 재테크] 글싣는 순서
1. "외국인, 한국 주식 싸다"...美 인플레 방지법 수혜주 찾아
2. 환율 곧 고점…PB들 "분할 매도·매수 나서야"
3. 달러도 '초단타'…RP로 '환차익+이자 2% 이상'
4. 역대급 엔低에 '일학개미' 등장...日 주식·ETF 대거 사들여
5. 간 큰 서학개미, '高위험' 레버리지·인버스에 베팅
외국인 자금은 이탈은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물가를 잡기 위해 연거푸 기준 금리를 올렸으며 6월과 7월에는 연속으로 각각 0.75%p씩 금리를 인상했다. 이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지고 있다. 강달러일수록 환차손이 커지기 때문에 국내 증시 매력도는 떨어진다. 실제 올해 상반기 외국인 투자자들 7개월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표에 따른 수출 기업이 호재로 잡용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증시에 활력을 넣고 있다. 이는 달러를 원화로 바꿨 때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가다 결국 1380원선마저 돌파했다. 지난 8일 종가는 1380.8원이다. 반도체난 해소에 따른 생산 회복, 판촉비 하락 등의 효과로 수익성 증대가 기대되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 IRA 발표 이후 LG엔솔‧LG화학 주가 25% 상승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8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간 외국인은 상장주식 3조 948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7월 2450억원을 순매수한데 이어 2개월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갔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3조 6870억원‧2610억원 어치를 사드렸다. 외국인은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순매도 행진을 이어오다 7월부터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들인 종목 대부분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 종목이다.
외국인 거래대금 기준 지난 7월1일부터 현재(9월 16일)까지 두 달간 순매수 종목 1위는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으로 1조 2712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같은 기간 35만6500원에서 46만2500원으로 29.7% 급등했다. 2차전지 관련주로 분류되는 삼성SDI(8142억원)와 LG화학(3115억원)도 각각 3위와 6위를 차지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삼성SDI 주가는 6.8% 올랐고 LG화학도 24.2% 올랐다.
전기차 관련주도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외국인 순매수 거래대금 8900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고 기아(3324억원) 현대모비스(2361억원)는 나란히 5위와 10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주가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현대차는 8.9% 올랐고 기아와 현대모비스도 각각 3.6%와 6.7% 상승했다.
시장은 달러 강세에도 외국인들의 투자금 증가는 IRA와 한국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임 뒷받침 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불확실성이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에 원화 약세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한국 증시가 더 싸게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국내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인다. 신 연구원은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등 한국 기업들은 미국에 생산 기지를 보유하거나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며 "미국 프렌드 쇼어링(우방 국가 중심 공급망 재편)의 수혜 국가로 한국이 부각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ymh753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