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화 기자 = 지난해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환자 93만명이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있는 대형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에 비해 11.3%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규모다.
지방 환자의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진료비도 전년비 11.8% 늘어난 2조7000억원 규모로 역시 사상 최대금액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의료시설 수준 격차가 커지면서 이른바 '수도권 원정진료'가 더욱 심해지는 구조다. 이처럼 지나친 쏠림현상이 지속되면 의료비 상승을 부추기고, 국가균형발전에도 걸림돌이 된다는 점에서 정부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이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명희 의원실] 2022.09.21 kh99@newspim.com |
◆ 3차 상급종합병원 원정 진료비 2조7060억…전체의 51.5% 쏠려
21일 뉴스핌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지방 환자의 수도권 의료기관 진료 현황'에 따르면, 수도권 원정진료가 더욱 심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수도권의 상급종합병원을 찾은 지방 환자는 총 93만555명으로 전년(83만5851명) 대비 9만4704명(11.3%) 급증했다. 이는 기존 최대치 2019년(92만306명)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그래프 참고).
지방 환자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에 납부한 총 진료비는 2조7060억원으로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도 진료비 총액(2조4203억)과 비교하면 11.8%나 급증한 것이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방의 환자들이 수도권으로 쏠리는 것은 국가의료 균형발전의 붕괴를 보여주는 지표"이라며 "지역 간 의료환경 격차가 더 이상 심해지지 않도록 정부의 특단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매년 200만명 이상 수도권 원정진료…1위 충남·2위 강원 순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수도권 병원으로의 쏠림현상도 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다소 완화됐던 쏠림 현상이 강화되고 있는 것.
지난해 수도권 전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지방 환자 수는 265만9591명으로 전년(253만7818명) 대비 12만1773명(4.8%) 증가했다. 이는 2019년 298만2848명으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약 44만명 감소했다가 다시 반등한 것이다(아래 그래프 참고).
지방 환자의 수도권 병원 원정진료가 늘어나면서 진료비 총액도 5조247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4조7523억원) 대비 10.4% 늘어만 것이며.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충남지역의 수도권 원정진료 환자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총 46만9913명이 수도권의 의료기관을 찾았고, 이들을 위해 건강보험에서 지불한 진료비는 총 8억6413만6380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강원 지역이 34만3477명(진료비 6억3232만8971원), 충북 26만9253명(5억2852만4234원) 순으로 집계됐다.
조 의원은 "어느 지역에 살고 있는 지가 국민이 어떤 수준의 진료를 받는지에 대해 결정돼서는 안 된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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