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한미약품이 개발한 폐암 신약 '포지오티닙'의 효능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FDA는 현지시간으로 20일 브리핑 문서를 통해 포지오티닙의 임상 결과가 신속 승인을 뒷받침 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브리핑 문서는 현지시간 22일 종양약물자문위원회(ODAC) 회의에서 검토할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FDA는 브리핑 문서에서 "가속 승인이 이뤄진다면 지금껏 승인된 폐암에 대한 표적 치료법 중 가장 효과가 낮은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한미약품 제공] |
먼저 유효성 측면에서 FDA는 객관적 반응률(ORR)이 28% 수준으로 낮다고 평가했다. 객관적 반응률은 전체 환자 대비 종양 크기 감소 등의 객관적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환자 비율을 뜻한다.
HER2 양성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에 대해 가속승인된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한 항체-약물접합체 항암 신약 '엔허투'의 ORR은 58%다. 반응 지속 기간 중앙값(mDOR)도 포지오티닙이 5.1개월로 8.7개월 엔허투보다 낮다고 FDA는 언급했다.
포지오티닙 내약성이 낮다는 점도 지적했다. 포지오티닙 1일 1회 16mg 투약군 368명 중 3~4급 이상반응(AE)을 경험한 환자 비율은 85%였다. 심각한 이상반응(SAE)은 42%였으며 투여량을 줄인 환자는 57%였다.
종양학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ODAC는 사실상 허가 전 마지막 심사로 평가된다. 여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FDA 허가까지 기대할 수 있다. FDA는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따라 11월 24일 안에 포지오티닙의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앞서 한미약품은 미국 제약사 스펙트럼에 포지오티닙을 기술이전했다. 스펙트럼은 지난해 12월 포지오티닙에 대해 치료 경험이 있는 국소 진행과 전이성 HER2 엑손(Exon)20 삽입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NSCLC)을 적응증으로 FDA에 신약 시판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다. 임상 3상을 사후에 완료하는 조건이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항암제 특성상 약제를 통해 환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위험간의 해석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상당한 논쟁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위험이 충분히 관리 가능하거나 환자에게 주는 이익이 위험 대비 유용할 경우 신약으로 허가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 "포지오티닙은 현재까지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HER2 엑손20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 중 하나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혁신 치료제"라며 "현재까지 보고된 이상반응들은 타 약제들에서도 나타나는 사례들로, 충분히 예측가능하고 관리 가능할 뿐 아니라 포지오티닙이 환자들에게 주는 혜택이 위험보다 분명히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 치료제에 반응이 없는 환자들에게 2~3차 치료제로 투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맥주사가 아닌 경구제여서 암 환자들에게 투약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포지오티닙의 유용성은 뚜렷하다"고도 했다.
한미약품은 "스펙트럼과 함께 ODAC에서 충분히 포지오티닙의 유용성을 설명해 긍정적 권고가 내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ODAC 논의 후 내려지는 권고 자체도 포지오티닙에 대한 FDA의 최종 승인 여부에 대한 구속력은 없다"고 했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