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으면서 국내 기준금리도 3%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전제 조건이 많이 바뀌었다"며 빅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22일 새벽 미 연준은 새벽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하기로 했다. 3번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고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1월 이후 14년 8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에서 3.00~3.25%로 상승하면서 8월에 이어 한국 기준금리(2.50%)를 재역전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인하는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물가가 잡힐 때까지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22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2022.09.22 kimkim@newspim.com |
이제 시장의 관심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폭에 집중되고 있다. 앞서 이창용 총재는 당분간 0.25%p 수준의 점진적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미국의 강경한 금리 인상기조 속에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이날 비상 거시경제금융 회의 직후 '0.25%포인트 인상 기조가 아직 유효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0.25%포인트 인상의 전제 조건이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지난 수 개월간 드린 포워드가이던스(사전예고지침)에는 전제조건이 있다"며 "포워드가이던스 이후 가장 큰 변화는 미 연준의 최종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가 오늘 새벽 파월 의장이 얘기했듯 4% 수준 그 이상으로 상당폭 높아진 것이다. 우리(한은)는 4%에서 안정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기대가 많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금통위까지 2∼3주 시간이 있는 만큼 금통위원들과 함께 이런 전제조건 변화가 성장 흐름, 외환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기준금리 인상 폭과 시기 등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의 이날 발언은 미 연준의 긴축 강도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한은도 금리인상폭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에선 한은이 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0.5%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이 총재의) 금리인상 조건이 달라졌다는 건 빅스텝으로 간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연준의 연말 기준금리가 4.5%라면 한은도 어느 정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는 올해 10월과 11월까지 두 차례 남아 있다. 0.25%p씩 올린다면 국내 기준금리는 연말 3%로 올라간다. 하지만 이 총재가 사실상 빅스텝을 시사하면서 기준금리가 3%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편 미 연준은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지표)를 통해 올해 말 금리 수준을 4.4%로 예상했다. 연준 위원 대다수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4.25~4.5%로 최소 1.25% 더 이상할 필요가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도 미 연준이 11월과 12월 각각 자이언트 스텝, 빅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말 금리가 4.25~4.5%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 상황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통화당국의 기준금리 인상 일정 제시가 잭슨홀 이후 꾸준히 일관성을 지니고 진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물가 환경 역시 여전히 경계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연준이 올해 연말 값으로 제시한 4.50%까지는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미 연준이 11월과 12월에 각각 0.75%, 0.50%씩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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