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SK디스커버리가 계열사인 SK케미칼의 지분 공개매수를 지난 21일 완료한 결과 1대 1.57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분 매수가격이 자산가치보다 낮게 책정됐다는 지적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앞서 국내 자산운용사와 해외 해지펀드가 강하게 반발한 이유다.
23일 금융투자업계와 산업계에 따르면 SK디스커버리는 이달 2일부터 지난 21일까지 SK케미칼 주식 92만주(5.22%)를 주당 10만8800원에 공개매수했다. SK케미칼을 종속기업으로 편입시키기 위해서다. 공개매수란 회사 주식을 공개적으로 장외에서 주당 얼마의 가격으로 일정 물량을 일정 기간을 두고 사겠다고 밝혀놓고 매입하는 행위다.
공개매수 완료로 SK디스커버리의 SK케미칼 지분은 40.05%로 늘었다. 이에 따라 SK디스커버리는 SK가스와 SK플라즈마에 이어 SK케미칼까지 연결 자회사로 둘 수 있게 됐다.
[서울=뉴스핌] CI=각사 홈페이지 캡쳐 |
SK케미칼 공개매수 주식 대금은 이날 지급완료됐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공개매수에 개인 보다는 많은 물량을 보유한 기관들이 많이 참여했다"며 "매입가가 종가대비 15%가량 높았던게 주된 이유인거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선 여전히 SK케미칼 지분 매입 가격 헐값 논란이라는 여진이 남아있다. SK디스커버리가 제시한 SK케미칼 지분 매수 가격 10만8800원에는 SK케미칼이 보유한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68.43%의 가치가 반영돼 있지 않아 터무니 없이 낮은 가격이라는 지적이다. 올 6월 말 기준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68.18%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 주식가치로만 5조7000억원에 달한다.
실제 주주행동주의에 적극 나서고 있는 안다자산운용은 SK디스커버리의 SK케미칼 주식 공개매수 가격을 15만원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다자산운용은 "SK디스커버리가 SK케미칼의 대주주로서 공개매수를 선택한 것은 원칙적으로 환영한다"면서도 "대주주의 지분율을 늘리기 위해 공개매수를 편법으로 사용된 것으로 오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SK케미칼 주식을 주당 10만8800원에 공개매수하는 것은 SK케미칼의 적정 주가보다 50% 이상 할인된 가격에 매수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싱가포르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메트리카파트너스도 지난 13일 SK디스커버리의 SK케미칼 지분 공개매수에 반대의 뜻을 표명했다. 싱가포르 헤지펀드는 "공개매수 제안 가격이 완전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SK디스커버리에 SK케미칼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헤지펀드는 "SK케미칼 공개매수 가격은 순자산 가치인 주당 42만5042원에 비해 74% 할인된 가격으로 매우 낮다"며 "SK케미칼은 여전히 SK바이오사이언스의 분할에 대한 주주들의 보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대대적인 조정만이 SK케미칼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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