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이 제기됐던 기업들과 관련된 비영리 사단법인인 주빌리은행까지 수사 대상을 확대해 강제수사에 나섰다.
경기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는 26일 오전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네이버, 차병원 등 10여곳을 압수수색 하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는 이 대표가 공동은행장을 맡았던 주빌리은행도 포함됐다.
공동은행장을 맡은 이재명 성남시장(오른쪽)과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27일 오전 서울시청 시민청 이벤트홀에서 열린 '주빌리은행 출범식'에서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김학선 사진기자> |
주빌리은행은 장기부실채권을 사들여 채무자들의 빚을 깎아 주거나 탕감해 주는 목적으로 설립된 '시민단체'로 지난 2015년 8월27일 출범했다. 당시 이재명 대표와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장이 공동은행장을 맡았었다.
당시 네이버 등은 성남FC에 직접 후원을 하지 않고 희망살림 등을 통해 우회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네이버는 성남FC에 직접 후원금을 주지 않고 지난 2015년 5월 이 대표의 측근인 제윤경 전 민주당 의원이 운영한 사단법인 '희망살림', 성남시, 성남FC와의 4자 협약을 통해 40억원을 지원했다.
성남시와 희망살림이 추진하는 시민 부채 탕감 운동 '롤링주빌리'에 참여한다는 명분이었다. 희망살림은 1억원을 사용하고 39억원을 성남FC에 광고비로 지급해 스폰서 자격을 얻었다. 성남FC 선수들은 2년간 '롤링주빌리'라고 적힌 유니폼을 입었다.
성남 FC에 후원금을 지급한 것은 희망살림 뿐만이 아니다. 두산과 농협은 지난 2016~2017년에 걸쳐 각각 42억원과 36억원을 후원했다. 차병원도 33억원을 냈다. CJ, 현대백화점 등의 대기업들이 적게는 1억, 많아도 5억원 정도를 후원한 것과 비교하면 큰 액수다.
문제는 해당 기업들이 거액의 후원 이후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다시 수사 선상에 올라 온 것이다.
지난해 9월 경찰이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에 대해 고발인의 이의신청으로 지난 2월부터 재수사에 들어갔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한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13일 이재명 대표를 제3자 뇌물 공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사흘만인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소재 두산건설과 성남FC, 성남시청 사무실 등 20여 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
이후 지난 20일 서울 중구 두산그룹 본사에 수사관 등을 보내 서버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13일 이 대표가 두산건설로부터 용도변경과 관련한 청탁을 들어주는 대신 성남FC에 후원금을 내도록 한 제3자 뇌물공여혐의가 인정된다는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수사 대상을 확대하며 압수수색을 이어 가고 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주빌리은행은 성남시민의 부채를 탕감해주기 위한 비영리단체"라면서 "'이재명 죽이기'를 위해서라면 검찰이 손을 대지 못할 곳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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