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국민의힘 내 최다선(5선)인 조경태 의원은 당 내홍이 연일 극한으로 치닫는 데 대해 "국민들께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어야 할 정도로, 국민들이 짜증이 날 지경에 이르렀다"고 힐난했다.
무릎을 꿇어야 하는 주체는 '이준석 리스크'를 제거해야 한다는 당 지도부나 당 주류 세력으로 꼽히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조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까지 싸잡아 "둘 다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9.26 kilroy023@newspim.com |
지난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조 의원은 최근 당 상황과 관련해 '책임정치'란 키워드부터 꺼내들었다.
조 의원은 "집권 여당이면 책임정치를 해야 하는데 정치는 안 하고 소송들만 하고 있다"며 "상당히 부끄러운 부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 여당이 과연 민생을 챙기는 정치를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오늘(26일)보니까 환율이 1400원을 넘었다. 지금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상으로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 우리 여당은 이런 부분에 좀 더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당으로서 봤을 때, 지도자 반열에 있는 사람들은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하고 또 국민들께 피로도를 높이는 부분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그에게 '책임 정치는 전·현 당 지도부를 다 겨냥한 이야기인가'라고 질문하자 이번에는 "지금 여론조사를 보면 아시겠지만 '당의 내홍에 대해 책임이 있는가, 있는가'란 질문을 하면 윤핵관하고 그다음 이준석 전 대표가 (책임론과 관련해) 상당히 많이 (비중이) 나온다. 둘 다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답을 들려줬다.
조 의원은 28일 당 윤리위원회가 이 전 대표의 해당행위적 발언에 대한 추가 징계를 앞두고 있는 것에 대해선 "윤리위에서 어떤 징계를 할지는 지켜봐야 되지 않을까"라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지금은 당의 지도부가 임시지도부 수준이다. 지금 이 지도부 가지고는 이 전 대표와 타협이나 통합을 이뤄내기는 좀 역부족이다"라고 봤다.
그는 현 비상대책위원회의 역할에 대해선 "빨리 전당대회를 언제 치를 것인지를 정하고, 전당대회를 치르는 데 집중하고, 또 전당대회를 얼마나 공정하게 치르느냐도 중요하다"고 했다. 조 의원은 "거기에 이제 좀 매진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새로 구성된 원내지도부를 향해선 "우리 의원들에 의해서 선출된 분들이니 존중해야 한다"며 "지금 정기국회가 열리고 있으니 그만큼 원내에 집중해야 한다. 국정감사를 잘 준비해주시고 원내대책에 대해 좀 더 집중하고 고민해 윤석열 정부의 새로운 정책이라든지 여러가지 비전에 대해 원내 대응을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9.26 kilroy023@newspim.com |
조 의원은 차기 당권 도전에 대한 의사도 일찍이 밝힌 바 있다. 조 의원은 28~29일 이틀에 걸쳐 대구, 영주, 안동 등 당원들이 많은 대구·경북(TK)을 찾아 지역 당심을 청취할 계획이다.
조 의원은 향후 정치 행보와 관련해선 "이번에 당대표가 될 사람은 공천과 굉장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계파에 휘둘리지 않는 중립적인 인사가 당대표가 되는 것이 옳지 않을까"라고 운을 뗐다.
이와 함께 "저 역시도 이제 5선이고, 5선 의원이 몇명 되지 않는다"며 "(5선 의원 중) 비교적 젊은 층에 들어가기 때문에 조금은 새롭게 정치를 시작해야겠다 하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계파들이 이준석 파 윤핵관 이런 식으로 많이 분류되는데 저는 정치를 하면서 아직까지 계파에 소속된 적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조 의원은 다음 총선에서 국회 의석 과반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도 했다.
그는 "저의 여러 정치적인 경험으로 봤을 때 최소한 151석 정도 이상을 확보해 내는 것이 당을 위해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는 기반과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라 보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집중하고자 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수를 대폭 줄여 정치인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비판까지 내놨다.
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정치적 문구는 '소박한 정치'"라면서 "우리가 거대 담론을 담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박함 속에서 국민들께 행복을 줄 수 있는 그런 정치를 좀 더 하는 것이 책임정당으로서 또 책임 정치를 실현시키는 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대신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최소한 공천 개혁위원회를 통해서라도 저는 올바른 정치인들을 좀 많이 배출을 해서 국민들께 좀 희망을 주는 그런 정치를 좀 실현시키고 싶다"고 부연했다.
이날 조 의원은 자신을 '비윤'으로 규정하는 시각들에 대해 "나는 친윤도 비윤도 아니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자신의 계파는 굳이 구분하면 '친국'이라고 지칭했다. 그는 "친국민의힘이라기보다 '친국민'"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은 바라지만 윤핵관이 되고 싶지는 않고 국핵관, 즉 국민 핵심 관계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kime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