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한화그룹 삼남 김동선 상무의 손에 갤러리아백화점의 미래가 달렸다. 한화갤러리아는 내년 초 상장을 목표로, 그 때까지 시장을 설득할 만한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갤러리아의 청사진은 신사업전략실장을 맡고 있는 김동선 상무의 손에서 그려질 가능성이 높다.
갤러리아는 지난 2년여 간 김 상무의 '큰형' 김동관 부회장이 이끄는 한화솔루션 아래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주력해 왔다. 갤러리아가 별도법인으로 독자경영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자 김동선 상무의 경영능력을 검증할 시험장으로 삼은 모양새다.
갤러리아는 지금까지 외형 성장 보다는 고급화 전략에 초점을 맞춰온 상황. 온·오프라인의 융합과 '대형화·체류형'으로 변모하고 있는 현 백화점 트렌드에 뒤쳐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한화그룹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 yooksa@newspim.com |
◆'초보' 경영인 김동선 상무, 시험대에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앞으로 한화그룹 삼남 김동선 상무의 손에 쥐어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3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현재 사업부문인 갤러리아를 내년 초 9대 1 비율로 인적분할한 뒤 3월 신규 상장하기로 결정했다. 한화갤러리아는 분할 후 한화그룹의 지주사인 ㈜한화의 자회사가 된다. 지난해 4월 모회사인 한화솔루션에 합병된 지 2년 만에 별도 법인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업계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한화그룹 3형제의 승계를 위한 절차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순으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에게 에너지·방산 등 주력 제조업을, 차남 김동원 부사장에게 금융업을 맡기는 식으로 승계작업을 진행해 왔다. 마지막으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를 맡고 있는 김동선 상무에게 갤러리아까지 맡겨 호텔과 유통업을 맡기겠다는 그림이다.
김동선 상무는 지금까지 경영 전면에 나선 적이 없다. 승마 국가대표를 지낸 경험을 살려 그룹 내 승마사업을 맡으며 경영 수업을 받아 왔다. 지난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프리미엄레저그룹장으로 승마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갤러리아와는 지난 2월 신사업전략실장을 겸임하기로 하면서 연을 맺었다.
갤러리아는 지난 2년여간 한화솔루션의 사업부문으로 지내며 위기를 넘겼다. 중국발 사드(THAAD) 제재와 코로나 팬데믹으로 면세점 사업이 실패하고 실적이 곤두박질치며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졌다. 주요 지점인 갤러리아 광교점 건물을 매각 후 임차하는 등 자구 노력 끝에 합병 직전인 2020년 말 213%였던 부채비율을 작년 말 90%로 낮췄다. 사실상 사업 시너지가 없었던 한화솔루션에 흡수합병된 이유는 갤러리아의 재건을 위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화솔루션 측은 "갤러리아 부문은 명품과 가전·가구 등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덕분에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3.7% 증가한 5147억원, 영업이익이 약 10배 증가한 289억원을 기록하면서 자율경영 기반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사진=갤러리아] |
◆'고메이 494' 호평...한화 추진 대형 개발사업에 시너지?
관심은 앞으로 김동선 상무가 제시할 갤러리아의 신사업에 쏠리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갤러리아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상장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는 내년 3월 신규 상장 예정이다.
최근 백화점은 쇼핑과 더불어 다양한 문화·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체류형 공간으로서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 압구정 명품관을 중심으로 외형 성장보다는 프리미엄 전략에 주효해 온 갤러리아 백화점이 약점으로 지적받고 있는 분야다. 갤러리아는 나인원한남에 입점해 있는 '고메이 494 한남'을 활용해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이며 이 분야의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한화그룹에서 추진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에 참여해 리테일 사업 등을 추진하며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한화그룹은 현재 잠실 스포츠 마이스 복합공간 조성사업을 비롯해 서울역 북부역세권, 수서역세권, 대전역세권 사업자로 선정돼 착공을 앞두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내년 3월 갤러리아 부문 신규 상장 시 갤러리아 우선주 주주도 보유 주식을 차질 없이 거래할 수 있도록 400억원 규모의 우선주 유상증자도 실시할 계획이다. 우선주 상장 조건(시가총액 50억원 이상)을 충족시켜 한화갤러리아 우선주의 미상장 가능성을 해소해 주주들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김은수 갤러리아 부문 대표는 "최근 급격한 대외 경영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기존 백화점 사업은 프리미엄 전략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리테일 사업 다각화와 신규 프리미엄 콘텐츠 개발 등으로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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