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이 3대 채권 지수로 꼽히는 세계국채지수(WGBI)에 들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투자업계에서는 WGBI 편입 시 투자금 71조원이 국내 국채시장에 신규 유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30일 금융투자업계는 한국이 1년 뒤인 2023년 9월 전후로 WGBI에 편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WGBI는 런던 증권거래소 그룹 자회사인 FTSE 러셀(Russell)이 산출하는 채권지수다. WGBI는 미국과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 등 주요 23개국 정부채로 구성된다.
FTSE 러셀은 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고 내년 3월 9월 채권시장 국가 분류를 검토해 WGBI 편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WGBI에 편입되려면 시장 규모와 신용도, 진입장벽 등 3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구체적으로 발행 잔액 500억달러 이상, 국가 신용등급 S&P 기준 A- 이상 또는 무디스 기준 A3 이상, 외국인 국채 투자에 대한 이자·양도세 면세 등이다.
WGBI 편입은 곧 한국 채권이 안전한다는 의미이며 그만큼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다는 얘기다. 금융투자업계는 WGBI 편입이 시 한국 채권 시장에 신규 투자금 수십조원이 신규 유입될 것으로 기대했다. WGBI를 추종하는 자산이 국내로 들어온다는 것.
WGBI를 추종하는 자산은 2조5000억달러다. 금융투자업계는 WGBI가 시장가치에 의해 구성 비중이 결정된다는 점을 감안해 한국 국채시장 편입 비중을 약 2.05%로 추정했다. 이에 2조5000억달러의 2.05% 수준인 510억달러(원/달러 환율 14000원 시 71조원)가 한국 채권 시장에 신규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2.09.30 ace@newspim.com |
과거 사례를 봐도 WGBI에 신규 편입된 국가에 대한 투자금이 증가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이 발표한 '정부의 세계국채지수 추진 관련 채권시장 현황 및 기대효과' 자료를 보면 2007년 7월 말레이시가 WGBI에 편입됐는데 편입 직전 6개월 간 투자금이 25억달러 신규 유입됐다. 편입 이후 6개월 동안에는 21억달러가 유입됐다. 또 2010년 멕시코가 WGBI에 편입될 시 멕시코 채권 외국인 투자 비중이 24%에서 30%대로 증가했다.
김명실 연구위원은 "WGBI 편입은 중장기적으로 채권 수급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과거 여타 국가들의 글로벌 인덱스 편입 시 외국인들의 자금 유입이 지수 편입 전후로 뚜렷하게 증가했던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원화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면 정부는 발행 금리를 낮춰 국고채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외국인의 국고채 보유 기간을 늘릴 수 있다. 또 원화 채권이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을 시장에 심어줄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급격한 원화 약세, 한미 정책금리 역전 환대, 국고채 금리 상승세 지속으로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아 유입 모멘텀이 다소 약화했다"며 "WGBI 편입이 현실화할 경우 원화 채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이 보다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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