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세계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을 대폭 축소하기로 하자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원유 관련 제재를 완화해 생산·수출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체적인 제재 완화 내용은 아직 논의 중에 있지만, 실행된다면 미국 정유사 셰브런이 현지에서 제한된 규모의 석유 생산이 가능해지고 단기적으로 세계 원유 시장에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재 완화의 대가로 베네수엘라 정부는 오는 2024년 대통령 선거를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르겠다는 안건을 야권과 논의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또한 양국 정부와 베네수엘라 야권은 미 은행에 동결된 수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풀어 식량과 의약품 수입과 오래된 전력, 상수도 시설 개선에 필요한 장비를 수입할 수 있게 하는 협상도 진행 중이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정부 간 합의로 이뤄질 이번 제재 완화는 이달 중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이는 고유가를 억제하기 위한 일시적인 조치이며 에이드리엔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우리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건설적인 조치 단계 없이 제재 정책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원유 매장량 기준 세계 1위로 1990년대만 해도 하루 320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공급해온 베네수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행정부 때 고강도 경제 제재로 원유 수출길이 막혔다.
WSJ 소식통들은 제재 완화가 확정된다면 국제유가 시장에 더 많은 공급이 예상되는만큼 가격도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알렸다.
미국 라이스대학교의 라틴아메리카 에너지 전문가 프란시스코 모날디 교수는 "미국과 서방이 베네수엘라로부터 새로운 에너지원을 확보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난을 일부 해소할 수 있는 장기 전략이 될 수 있다"면서도 "유가가 하락한다면 모든 것은 바뀔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앞서 지난 5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 'OPEC플러스'(+)는 하루 200만배럴 감산을 결정했다. 이는 2020년 3월 이후 최대 감산폭이다.
원유 배럴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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