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지난달 미국의 생산자물가는 예상보다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서비스와 상품 가격이 오른 영향으로 소비자물가에도 반영되는 생산자물가가 예상보다 높은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가능성도 커졌다.
맨해튼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는 미국 소비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 노동부는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과 비교해 0.4% 올랐다고 12일 밝혔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사전 전망치(0.2% 상승)도 두 배 웃도는 결과다. 다만 당초 전월 대비 0.1% 하락한 걸로 보고됐던 8월 PPI 상승률은 0.2% 하락으로 하향 수정됐다.
9월 PPI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8.5% 올랐다. 8월 8.7% 오른데서면 다소 둔화된 수치지만, 전문가 사전 전망(8.4%)는 웃돌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년대비 PPI 상승률이 8월에 비해 둔화된 건 공급망 차질이 다소 개선되고 올 봄 치솟았던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다.
다만 지난주 세계 주요 산유국 모임인 '오펙플러스'(OPEC+)의 하루 200만배럴 감산 결정으로 유가가 다시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다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식품과 에너지, 무역 서비스를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로는 5.6% 오르며 8월(전월대비 0.2%, 전년 대비 5.6%)에서 전월비로는 상승세가 강화했다.
미국에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0년래 최고치 근방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연준은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언급하며 강력한 긴축 의지를 천명해왔다.
이를 위해 연준은 올해 들어서만 기준금리를 총 3.0%포인트 인상했으며, 오는 11월 예정된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4회 연속 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날 발표된 9월 PPI 역시 인플레이션 정점 신호는 전혀 보내고 있지 않아 연준의 긴축 행보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연준 위원들도 연일 인플레이션 타개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사실상 인플레이션에 별 진전이 없다"면서 "현재의 경제 환경과 전망을 고려할 때, 현시점에서는 (연준이) 긴축을 너무 적게 할 위험이 더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PPI 발표 직후 미 주가지수 선물은 상승폭을 축소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11월 0.75% 인상을 예상하고 있어 시장의 금리 인상 전망에는 큰 변화가 없는 모습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12일 오전 9시 30분 기준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11월 기준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80.5%로 반영하고 있다. 발표 하루 전인 11일과 큰 변함없는 전망이다.
한편 투자자들은 오는 13일 예정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9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올라 8월에 8.3% 상승률을 기록한 후 상승세가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6.6% 올라 8월의 6.3%보다 상승률이 높아졌을 것으로 전망됐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