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이 해수부 공무원 피격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와 사의 표명, 감사원 감사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해경 헌정 앨범 제작과 배포에 여념이 없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위성곤 의원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경이 USB 형태의 헌정 앨범을 구매하고 배포하는 과정에 여러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01 kimkim@newspim.com |
해경이 해당 앨범을 설운도 기획사에 총 960만원을 직접 지급하고 사들인 것은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의 연예인 홍보대사에게 무보수 또는 실비 보상적 성격의 사례금 지급만 가능'하도록 규정한 '기재부 2017년 예산 및 기금운영계획 집행 지침' 위반 소지가 크다. 또한 개당 4만8000원이라는 고가로 사들였다는 점에서 홍보대사에게 부당한 이득을 제공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한편 홍보대사 설운도가 작곡하고 직접 부른 '더 나은 바다로'의 앨범 커버에 작사가가 정봉훈으로 기재되어 있는 것도 입길에 올랐다. 본인이 작사한 것도 아닌 대변인실 직원이 개사한 것을 자신이 작사한 것처럼 커버에 기재해 저작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해경은 작사를 도운 직원에게 저작권료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회신했으나, 본인 의사에 반해서 작사료를 지급하지 않았으면 이 역시 저작권법에 저촉될 수 있다.
위성곤 의원은 "해경 헌정 앨범과 관련해서는 여러 문제점이 발견됐지만 무엇보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해당 사건이 6월과 7월에 벌어졌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해경은 해수부 공무원 피격과 관련해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청장을 포함한 수뇌부가 사의를 표명한 시기였다"며 "거기다 감사원 감사까지 받게 된 시기라서 직원들 사기가 땅에 떨어졌을 시기인데 해경청장은 혼자 신이 나 있던 것 같다. 어떻게 이런 엄중한 시기에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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