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마약 관련 범죄가 부각되면서 의료 목적으로 쓰이는 마약류들이 과도하게 처방되면서 이로 인한 오남용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일부 마약성 진통제의 경우 최근 5년간 처방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의료현장에서 사용되는 마약성 진통제 성분별 처방 현황'에 따르면 아편을 정제·가공해서 만든 펜타닐 처방 건수는 2018년 89만1434건애서 2020년 148만8325건으로 3년간 67% 늘었다. 아편을 가공해 만든 옥시코돈도 2018년 155만4606건에서 2021년 277만8687건이 처방돼 78.7% 증가했다.
펜타닐은 헤로인보다 중독성이 100배 강해 마약 중독자들이 처방이 쉬운 병원을 찾아다니며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옥시코돈은 우울증과 두통 치료에 쓰이고 있으나 복용 후 중독에 이르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펜타닐 성분의 진통제는 패치 형태로 사용이 간편하다보니 10대와 20대 사이에서 처방 건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식약처의 '최근 5년간 펜타닐 패치 연령별 처방 현황'을 보면 20대에서 2019년 4만4105건에서 2021년 6만1087건이 처방돼 38.5% 늘었다.
마약성 진통제는 의료 목적이라는 합법적인 이유로 복용되다보니 진통제 복용자나 마약 중독자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약퇴치운동본부 관계자는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에 대한 교육과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합법적으로 쓰이다보니 중독자들이 이를 문제로 인식하고 자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중독을 치료하거나 재활을 돕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의료쇼핑 방지 정보망 홈페이지 [사진=의료쇼핑방지정보망 홈페이지 캡처] 2022.10.13 krawjp@newspim.com |
식약처에서는 환자에게 과도한 마약성 진통제 처방이 내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 '마약류 의료쇼핑 방지 정보망'을 모든 마약류 의약품으로 확대해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의무사항이 아니다보니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 의원은 "처방 쉬운 병원을 찾아다니며 마약성 진통제를 찾는 중독 사례가 있는만큼 처방시 다른 의료기관에서 받은 이력을 필수적으로 검토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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