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쥐안스웨이 웨이위처우모(居安思危 未雨绸缪, 평소에 미래의 위기를 생각하고 궂은 일에 미리 대비하자).'
중국 시진핑 총서기겸 국가주석이 공산당 제20차 당대회(20대) 보고에서 신시대 신장정의 길, 금세기 중엽(건국 100주년 2049)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을 주청하면서 강조한 문구입니다.
중국은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실현하고,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이 된다는 중장기 국가목표를 내걸었습니다. '사회주의 현대화'의 현대화는 선진국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매 기 중국 공산당의 당대회 보고는 중국의 세계 정세 진단과 미래 신노선과 전략이 담겨있다는 점에서 세계 각국이 주목하는 정치 활동입니다. 뉴스핌은 당대회 보고와 함께 시진핑 총서기 3연임 등으로 주목받는 10월 16일 공산당 20차 당대회 개막식을 베이징 인민대회당 현장에서 취재했습니다.
비록 드러내놓고 말은 안하지만 건국 100주년인 금세기 중엽 2049년에는 미국을 뛰어넘는 지구촌 슈퍼 유일 강대국이 된다는게 중국의 국가 비전입니다. 미국이 걱정하는 것이 바로 이 대목으로 미중 대치를 '투키디데스의 함정' 론으로 해석하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20차 당대회가 열리는 베이징인민대회당. 2022년 10월 16일 뉴스핌 촬영. 2022.10.18 chk@newspim.com |
투키디데스 함정은 역사적으로 새로운 신흥 강국이 부상하면 기존 강국이 이에 강한 두려움을 갖게 되고 이 과정에서 충돌과 전쟁이 일어난다는 뜻의 용어입니다. 세계는 지금 미중격돌에 의한 동서 신냉전이 어디로 갈지, 즉 중국이 과연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어떻게 넘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2035년 중기 목표와 2049년 장기목표는 시진핑 총서기가 내건 '대국 굴기'의 신전략 신시대 대 장정입니다. 대장정의 도로에서 미국의 공급망 봉쇄와 핵심 기술 제재 공세가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은 중국식 현대화로 인구 14억의 우리나라를 현대화 사회(선진국 사회)로 진입시키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중국꿈을 달성하겠다". 시진핑 총서기는 향후 현대화(경제 사회발전과 선진국화를 의미함)의 발전 경로와 추진 방식에 있어 철저히 중국 방식을 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내부 체재 개혁을 가속화하고 대외 개방의 문호를 계속 확대하며 세계와의 공조와 협력을 지속해나가겠지만 앞으로는 철저히 중국식 발전 도로를 견지해나겠다는 결의로 풀이됩니다. 부분적으로 디커플링이 확대되고 서방(미국)과의 충돌도 격화될 것으로 걱정되는 대목입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2.10.18 chk@newspim.com |
뉴스핌 기자는 2022년 10월 16일 오전 10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20차 당대회 개막식을 현장 취재했는데 시진핑 총서기가 20대 보고서를 읽는 모습이 마치 출사표 처럼 비장하게 느껴졌습니다. 비록 보고서에는 '투키디데스 함정 돌파'라는 말이 없었지만 기자는 행간에서 분명히 읽었습니다.
보고에서 시 총서기는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가는 길에 전략적 기회와 도전, 많은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이 우려하는 가장 큰 불확실성은 미국의 압박과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글로벌 불안 요인들입니다.
뉴스핌 기자는 인민대회당 20차 당대회 프레스석에서 꼬박 1시간 44분에 걸친 시진핑 총서기의 20대 보고를 경청했는데 시 총서기는 코로나 영향이 심화하고 있고 (미국)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로 세계가 100년 유례없는 대변국에 처했다며 거듭 위기 의식을 내비췄습니다.
'블랙스완'과 '코뿔소' 가 언제 현실화 할지 모른다고도 언급했습니다. 격렬한 풍랑이 일고 거칠고 사나운 파도(风高浪急 惊涛骇浪)가 몰려올수 있으니 평안한 시기에 미래를 생각하고 대비를 하자며 '쥐안스웨이 웨이위처우모'라는 말을 꺼낸겁니다.
특히 2035년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실현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향후 5년(20기, 2023년~2027년)은 관건적 시기라고 강조했습니다. 자신이 3기 집권(18기와 19기에 이어 20기 까지 )에 나서려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집권 기반을 흔드는 세력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인지 단결과 반부패 척결을 유난히 강조했습니다.
<11회로 이어짐>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