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배터리왕'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 300750)가 미국 최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프로젝트 건설에 참여하기로 했다. 태양광 등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 소식이라 더욱 눈길이 간다.
18일 중국 경제 전문 매체 디이차이징(第一財經)에 따르면 CATL은 미국 태양광 발전 및 에너지스토리지시스템(ESS) 업체 프라이머지 솔라(Primergy Solar)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외곽에 건설되는 태양광 및 스토리지 프로젝트 제미니(Gemini)에 배터리를 단독 공급한다는 것이 계약의 골자다.
제미니는 미화 12억 달러(약 1조 7112억 원)가 투입되는 미국 사상 최대 태양광 및 스트로지 프로젝트다. 프라이머지는 제미니 프로젝트를 위해 혁신적인 DC 결합 시스템을 설계했고, CATL은 프라이머지에 자체개발 ESS '엔터 원(Enter One)'을 공급하기로 했다.
엔터 원은 리튬인산철(LFP) 기반의 액랭 방식 배터리 스토리지 시스템이다. 수명이 최대 1만 사이클에 달할 정도의 긴 사용 기간·높은 집적도·안전성을 특징으로 한다.
프라이머지 타이 다울(Ty Daul) 최고경영자(CEO)는 "CATL은 배터리 산업의 기술 선두주자"라며 "프라이머지는 CATL과 고도로 정교한 배터리 스토리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낮에 남은 태양에너지를 저장해 두었다가 네바다주의 저녁 시간 대 전력 공급에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셔터스톡] |
한편 CATL은 일찍부터 미국 시장 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북미 시장은 한국과 일본 기업이 주도하고 있고 중국 배터리 업체의 '주 무대'는 유럽이었으나 CATL은 미국 시장 진출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매체는 짚었다. 실제로 올해 2월 쩡위췬(曾毓群) CATL 회장은 "미국 시장에 CATL은 반드시 진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ATL의 미국 시장 진출 노력에 '돌파구'가 된 것은 ESS분야다. 당초 테슬라와 포드에 공급할 배터리 공장을 미국에 짓겠다고 선언했었지만 아직까지 진전된 바가 없다.
1개월 전에는 CATL이 미국 ESS 업체 플렉스 젠(Flex Gen)과 3년 내에 10GWh 규모의 ESS 제품을 공급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플렉스 젠 산하 플랫폼 하이브리드 오에스(Hybrid OS)를 통해 CATL의 ESS 제품이 텍사스주와 캘리포니아주 등 북미 다수 지역의 고성능 ESS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CATL은 남부캘리포니아에디슨(SCE)의 총 용량 2.1GWh 규모의 3개 ESS 건설 프로젝트와 텍사스주에서 건설 중인 500MWh의 상업 ESS 프로젝트에도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 기준 CATL은 글로벌 ESS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CATL의 ESS 사업은 2020~2021년 2년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8.6%, 601%씩 성장했으며 전체 매출 대비 ESS 사업 비중은 2020년의 3.86%에서 2021년 10.45%에 이어 올해 상반기 11.27%까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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