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에 핵 무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날 발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더티 밤(dirty bomb)' 사용 가능성을 거듭 주장하는 것이 전술핵 무기 사용을 위한 가짜 구실을 만들려는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코로나19 추가 백신 접종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전술핵 무기를 사용한다면 이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다만 "나는 이것(러시아의 주장)이 '가짜 깃발' 작전이라고 아직 단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나도 모르는 일이다. 다만 이는 심각하고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더티 밤 사용 가능성을 연일 거론하고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23일 미국,영국, 프랑스, 터키 국방장관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가 분쟁지에 터티 밤을 사용할 준비 중"이라고 주장, 논란을 촉발했다.
다음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림궁 대변인도 "러시아 국방장관이 상대방 (국방장관들)에게 분명히 위험성을 경고했다"면서 "믿거나 말거나 이제는 그들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도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의 더티 밤 제조와 관련된 시설 등과 관련한 정보를 러시아가 갖고있다면서 "이는 근거없는 주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더티 밤은 재래식 폭탄에 핵탄두가 아닌 방사성 물질을 탑재해 폭파시키는 저위력 핵무기로 간주된다.
이에대해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즉각 더티 밤 사용 가능성을 일축했고,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통화를 갖고 러시아의 주장은 '가짜 깃발' 작전일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역시 러시아가 제기한 더티 밤 의혹은 '허위 주장'이라면서 "러시아는 이를 긴장 고조를 위한 구실로 삼아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외신들은 미국과 서방은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고전하고 있는 러시아가 전세를 뒤집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더티 밤 공격 가능성을 빌미로 조만간 핵무기를 사용하려는 신호로 보고 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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