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뉴욕증시가 지난주 후반부터 힘을 얻기 시작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에 기대어 사흘째 상승 흐름을 지속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베어마켓 랠리 흐름이 조금 더 이어질 수는 있으나 본격 강세장을 낙관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아 경계 수위를 낮춰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촉각을 세우는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 "S&P500, 3900 후반까지는 가능"
25일(현지시각) 마켓워치에 따르면 시장 기술분석가들은 지난주 후반 시작된 반등 랠리가 추가 상승 여지를 조금은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증시 S&P500지수의 경우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서프라이즈 여파로 장중 2년여래 최저치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이달 기준으로 5.5% 넘게 오른 상태다. 지난달 9.3%의 월간 낙폭과 대비되는 성적이다.
페어리드 스트래트지스의 케이티 스톡턴 전략가는 투자자 노트에서 기술 분석 상 S&P500지수가 지난주 상승 흐름을 좀 더 지속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톡턴은 다음으로 주목하고 있는 S&P500지수의 주요 레벨은 3900 후반이라면서, 이날 종가인 3859.11보다 100포인트 넘게 오를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연초 이후 하락이라는 추세적 흐름 속에서 단기적으로는 상방 모멘텀이 남아있다"면서 3505포인트 부근에 형성된 지지선이 안도 랠리의 기반이며, 3914 부근서 첫 저항선이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월가 대표 비관론자인 마이크 윌슨 모간스탠리 전략가도 이번 주 초 클라이언트에 보낸 노트에서 주식시장의 반등이 무르익은 것 같다고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기업들의 내년 실적 가이던스에서 항복(capitulation)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낮아지면 금리 인하와 주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여전히 지뢰밭
하지만 월가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변수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어 경계감을 풀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투자자들은 당장 오는 28일 발표될 미국의 9월 개인소비지출(PCE) 지표와 11월 4일 공개될 10월 고용지표를 주시해야 한다.
오는 11월 2일 있을 연준의 금리 결정과 11월 8일 있을 미국의 중간 선거도 시장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킬 수 있는 굵직한 이벤트다.
연준의 금리 결정과 관련해서는 일단 11월 75bp(1bp=0.01%p)는 기정사실로 여겨지나 관건은 12월 금리 인상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선물 시장에서는 11월 75bp 인상 가능성을 93.7%로 반영 중이나, 12월 인상폭을 두고서는 50bp 가능성이 47.6%, 75bp 인상이 49.5%로 막상막하다.
한국시간 기준 26일 오후 기준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금리 인상 가능성 [사진=CME그룹 데이터] 2022.10.26 kwonjiun@newspim.com |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수석 전략가 스티브 소스닉은 현재 시장 전반에 예기치 못한 위기가 발생할 것이란 불안감이 여전해 연준이 정책 스탠스를 변경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주식을 매수하는 사람들은 연준의 공격적 긴축이 진행될 때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손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연준에 맞서지 말라'는 조언이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주요10개국 환율전략 대표 스티브 잉글랜더는 최근 유가가 하락 흐름을 보인 것을 지적하면서 "세계 경제가 침체 내지 그 부근까지 갈 것이란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어닝 시즌이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 참가자들 상당수는 이미 내년 침체 가능성과 그로 인한 실적 타격을 걱정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침체가 발생하면 기업 실적의 경우 2개분기 연속 위축되는 등 실적발 침체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경계감을 반영하듯, 뉴욕 증시가 10월 반등 흐름을 연출 중임에도 월가 공포지수로 알려진 변동성지수(VIX)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VIX 지수는 전날보다 0.5% 오른 29.85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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