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민 기자 = 반도체·디스플레이·카메라모듈 등 IT소비재 후방산업을 지탱하는 기업들이 우울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LG이노텍이 유일하게 호실적을 발표했다.
26일 LG이노텍은 3분기 매출액 5조3874억원, 영업이익 444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42% 늘었고, 영업이익은 33% 증가했다. 전분기에 비해선 매출은 46%, 영업이익은 53% 증가했다. 특히 주로 애플에 납품하는 광학솔루션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8% 증가했다.
[로고=LG이노텍] |
LG이노텍의 매출 상승이 두드러진 이유는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IT 부품사들이 어닝쇼크에 해당하는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3분기 영업이익 31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에 비해 이익이 32% 줄었다고 밝혔다. 매출액 역시 전년 동기보다 6% 감소한 2조3838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PC, 스마트폰 등 IT 소비재 수요가 크게 줄며 고객사들이 부품 재고 소진에 나섰기 때문이다. 삼성전기의 주력 제품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인데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 전기를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작동되도록 하는 부품이다. 이 부품이 스마트폰과 가전시장 제품 수요 위축으로 판매가 크게 준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에도 생산하는 제품은 다르지만 동일하게 이어졌다.
SK하이닉스의 경우 3분기 전년 동기보다 60% 줄어든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크게 하락했는데, IT 소비재를 생산하는 고객사들이 반도체 재고 소진 전략으로 돌아서며 자연스럽게 반도체 수요도 감소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2분기에 이어 3분기도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폭을 키웠는데, 그 이유는 TV 수요가 위축되며 TV 세트업체들이 패널 재고 소진에 나선 영향이 컸다.
찬바람이 불고 있는 IT 부품사들 사이에서 LG이노텍만 단단하게 실적을 지탱할 수 있었던 이유는 IT 소비재 수요 침체 상황에 오히려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에 대해 수요가 몰리며, 애플 아이폰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LG이노텍 광학솔루션사업부 매출은 대부분 애플에 쏠려있다.
최근 출시한 아이폰14는 고가의 프로제품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아이폰14프로 제품엔 LG이노텍이 공급하고 있는 부품이 들어간다. 아이폰은 지난해 아이폰13이 출시된 후 중국에서 인기를 끌며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그 인기는 아이폰14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LG이노텍은 애플 내에서도 프로 시리즈인 고가 제품 위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고, 고부가 광학 솔루션에 대한 대응력이 높다"면서 "아이폰14 중 특히 프로 시리즈에 대한 시장 반응이 긍정적이라 4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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