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포스코와 삼성전자가 현재 100% 수입에 의존 중인 반도체 핵심 소재 '제논(Xe)'가스의 국산화를 공동 추진한다.
포스코는 27일 삼성전자와 '반도체용 제논 가스 협력사업'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포스코가 제논의 생산 기술 개발 및 생산·공급을 담당하고, 삼성전자가 제논의 품질인증 및 구매를 맡는 방식으로 협력한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산소공장의 대형 공기분리장치(ASU, Air Separation Unit) 전경 [사진=포스코그룹 제공] |
제논은 네온(Ne), 크립톤(Kr)과 함께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희귀가스 중 하나다. 최근 인공위성 추진체,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확대 적용되면서 수요가 가파르게 늘었으며, 삼성전자도 첨단 반도체 생산 공정에 제논 가스를 사용하고 있다.
제논 1㎥를 생산하기 위해선 성인 50만 명의 하루 호흡량에 달하는 약 1000만㎥의 공기가 필요하다. 이에 대형 공기분리장치를 보유한 제철소 등에서만 주로 생산 가능하며, 대부분의 국내 수요처가 미국, 중국, 남아공 등에 전량 의존 수입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제논의 수입 가격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오른 상황. 제논 가스의 국산화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요구가 커진 실정이다.
포스코는 오는 2023년 하반기까지 광양제철소 대형 공기분리장치 1기에서 방산되는 잔여 가스로부터 제논을 추출하는 설비를 개발하고, 2024년부터 본격 생산에 돌입해 삼성전자에 양산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2027년까지 포항·광양제철소 공기분리장치 약 10기에 제논 가스 추출 설비를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하면서 생산량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윤덕일 포스코 경영기획본부장은 "포스코의 설비를 활용하여 제논의 국산화를 추진할 수 있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라며 "삼성전자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의 안정적인 희귀가스 공급망 구축에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DS부문 구매팀장인 전준영 부사장은 "삼성전자와 포스코의 협력은 반도체 핵심소재 국산화와 함께 국내 반도체 소재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포스코는 제철공정에 필요한 산소, 질소, 아르곤의 생산을 위해 다수의 대형 공기분리장치를 보유 중이다. 2019년부터 이를 활용해 제논, 네온, 크립톤 등 희귀가스의 국산화를 추진해왔다. 올해 초 네온의 완전 국산화에 성공하는 결실을 맺은데 이어, 삼성전자와 주요 희귀가스의 국내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고 산업가스 시장의 강건화를 이끌겠다는 방침이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