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25전쟁 당시 납북된 피해자의 가족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재차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8부(이기선 부장판사)는 10일 A씨 등 납북 피해자 가족 10명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김 위원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전부 승소 판결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월 8일 평야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14기 7차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2.09.09 yjlee@newspim.com |
A씨 등은 1950년 6·25전쟁 당시 북한군에 의해 강제로 끌려간 납북 피해자의 형제자매나 자녀들로 이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해 1인당 3000만원을 지급하라며 2020년 7월 소송을 제기했다. 또 피해자의 직계 가족이 사망한 경우 상속인들이 상속분에 따라 1000만~2000만원을 청구했다.
이들을 대리하는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은 소 제기 당시 "6·25 전쟁 납북 피해자들은 헌법 및 국제인권법에서 금지하는 반인도 범죄의 피해자이고, 유족들도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입어왔다"며 "북한은 지금까지 사과는커녕 납북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거나 납북자들에 대한 생사 확인을 거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북한에 공시송달명령을 통해 소송사실을 알렸고 피고 측 출석 없이 두 차례 변론기일을 진행한 후 선고했다. 공시송달은 소장 전달이 어려운 경우 법원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는 절차다.
이들에 앞서 국학자 정인보 선생의 유족 등 또 다른 납북 피해자 가족들도 북한과 김 위원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지난 5월 1심에서 승소한 바 있다.
당시 대리인이던 한변 소속 구충서 변호사는 배상액과 관련해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에 대한 저작권료 징수를 관리하고 있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에 추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