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11일 홍콩 증시가 급등하고 있다. 항셍지수는 이날 6% 이상 오른 채로 출발해 강세를 이어가면서 오후 3시 반 현재 전 거래일 대비 7% 이상 오른 17230.370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홍콩 증시의 급등은 미국 물가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것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미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7.7% 상승했다고 밝혔다. CPI 상승률이 7%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10월 물가상승률은 올해 1월의 7.5% 이후 두 번째로 낮은 것이다. 당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월 물가상승률을 7.9%로 전망했었다.
물가상승세가 둔화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긴축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고 이것이 투심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로리 로건 총재는 댈러스 연은에서 개최한 한 콘퍼런스에서 "금융·경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잘 평가하기 위해 금리 인상 속도를 조만간 늦추는 것이 적절할 수도 있다고 믿는다"고 말하며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줬다.
[그래픽=텐센트 증권] 홍콩 항셍지수 11일 추이 |
홍콩 증시는 미국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홍콩달러(HKD) 환율을 미 달러당 7.75~7.85HKD 범위에서 움직이도록 하는 달러페그제(고정환율제)를 시행하고 있어 홍콩은 미국과 발맞춰 기준금리를 조절할 수 밖에 없다.
홍콩 중앙은행격인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이달 2일 기준금리를 4.25%로 0.75%p 인상했다. 이로써 홍콩 기준금리는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당시의 3.75% 이후 14년 만에 최고 수준을 찍었다.
앞서 미국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기로 하자 홍콩 역시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것으로, 미국이 올해 긴축에 속도를 내왔던 가운데 홍콩 또한 4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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