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엽 선임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번주 글로벌 거물급 인사들과 회동 일정이 잇달아 이어진다. 이 회장은 그동안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사업 기회 마련에 많은 성과를 거둔만큼 이번에도 사업적으로 기대가 크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 개발자 행사인 'MS 이그나이트스포트라이트 온 코리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사티아 나델라 MS CEO와 15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과 나델라 CEO는 과거 수차례 만나 사업에 대해 논의할 정도로 친한 것으로 전해진다.
2021년 11월 20일(현지시간) 미국 위싱턴주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제공=삼성전자] |
이 회장은 작년 11월 미국 출장시에도 MS 본사를 찾아 나델라 CEO를 만났다. 4년전인 2018년 나델라 CEO가 방문했을 때도 두 사람은 회동을 갖고 인공지능(AI) 등 두 회사의 관심 사업에 대한 전략을 공유했다. 나델라 CEO는 MS의 미래 방향성 결정에 핵심인 인사이기 때문에 이번 회동에서도 AI, 클라우드 컴퓨팅, 메타버스 등 미래사업에 대한 협력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16일에는 화성 반도체 클러스터 기공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페터르 베닝크 ASML CEO와 회동할 것으로 보인다. ASML은 반도체 공정 중 중요한 과정인 노광 분야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업체다. 삼성, TSMC, SK하이닉스, 인텔 등 반도체 제조사 생산라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 역시 각별한 협력 관계가 필요한 곳이다.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의 생산량은 연간 40대 내외로 극히 제한적이다. 때문에 이를 확보하기 위한 반도체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 회장이 ASML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이유다. 유럽 출장 때마다 ASML을 돌아보는 이 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에서도 베닝크 CEO와 만나 양사 협력 강화를 얘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월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ASML CEO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삼성전자] |
17일에는 3년여만에 한국을 방문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왕세자와 만날 가능성도 높아보인다. 3년 전 빈살만 왕세자가 방한했을 때에도 이 회장은 승지원에서 만났다. 이번에 만남이 이뤄질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개발 계획에 삼성의 참여 여부가 주목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5년 장기 경제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신도시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포함한 약 1000조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5세대 이동통신(5G), AI, 반도체 등에 강점을 지닌 삼성 입장에서 사업의 기회인 셈이다. 특히 빈살만 왕세자는 이번 방한을 통해 네옴시티 수주 기업 물색 작업을 펼칠 것으로 알려져 삼성과의 협업이 어느 정도 될 지 관심사다.
이 회장은 그동안 삼성의 대규모 계약이나 신규 시장 진출에서 'JY 네트워크'를 활용해 큰 역할을 해 왔다. 때문에 회장 취임 직후 거물급 인사들과 연쇄적으로 만나는 만큼 기대가 크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영 복귀 이후부터 이 회장은 보폭을 넓히면서 본인의 네트워크를 사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행보를 보여 왔다"며 "회장에 취임하면서 더욱 책임이 무거워진 만큼 삼성과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한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이같은 행보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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