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중국 업체의 부실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깡통 어음'을 국내에 유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증권사와 소속 직원들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심담 이승련 엄상필 부장판사)는 1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화투자증권 직원 A씨와 이베스트투자증권 직원 B씨, 양벌 규정으로 함께 기소된 한화·이베스트투자증권에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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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이들이 국내 증권사들에 중국 에너지 기업인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이 지급 보증한 CERCG캐피탈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판매하면서 중국외환국(SAFE)의 지급보증 승인이 필요하다는 이른바 'SAFE 이슈'를 고지하지 않았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당시 관련자들의 진술과 증거 등에 비춰 보면 피고인들이 SAFE 이슈에 대해 설명을 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고 관련 내용을 숨기고 고지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사기죄의 기망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SAFE 규정이 자본시장법상 중요사항 또는 부당권유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이들은 2017년 5월 금정제십이차라는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CERCG캐피탈의 1억5000만 달러 규모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ABCP 1600억원을 발행하면서 선취수수료 명목으로 52만5000 달러(한화 약 6억원)를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현대차증권과 BNK투자증권 등 국내 6개 증권사들은 ABCP를 매입했으나 CERCG캐피탈은 어음 만기 기간이 다가오도록 원리금을 갚지 못했고 본사인 CERCG가 지급보증을 통해 원리금을 대신 갚아주지 못하면서 결국 부도 처리됐다.
검찰은 A씨 등이 SAFE에서 지급보증 승인을 해주지 않으면 어음에 투자한 증권사들이 손해를 입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뒷돈을 받고 증권사들에게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유통한 것으로 보고 2019년 12월 이들을 기소했다.
1심은 "피고인들은 거래 상대방인 피해자 증권사들이 SAFE 이슈에 대한 문의가 있으면 설명해준 것으로 보이고 ABCP 발행 당시 중요사항을 누락해 사기적 부정거래를 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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