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윤 최아영 기자=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총괄 책임자였던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과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총경)이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고개숙여 사과를 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사고 당시 늑장 대응을 한 이유에 대해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공통된 답변을 내놨다.
◆ 이임재 "11시까지 단 한건의 보고도 받지 못해"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현장 총괄책임자인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국회(정기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사고 당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류미진 전 인사교육과장. 2022.11.16 pangbin@newspim.com |
이 총경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사고 당일 오후 11시까지 단 한건의 보고도 받지 못했다"며 "상황실장에게 묻자 지금 사람들이 많고 차가 정체되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총경은 "(상황실장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건 아니다"라며 "그 당시 특정지점을 가거나 현장을 가는 것이 아니고 교통 등 전반적인 상황이나 축제 상황 점검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참사 당일 오후 11시20분 대통령실에서 걸려온 전화를 왜 받지 못했냐'는 질의에 그는 "제 통화기록을 복기해보면 23시20분쯤 행정안전부에서 전화 왔는데 뒤늦게 상황 파악하고 겨를없이 지휘하느라 (대통령실) 전화를 못 받았다"며 "6분 후 다시 전화해서 현재 10여명이 CPR(심폐소생술) 중이라고 간단히 상황 보고 드렸고, 상황파악 및 대처하겠다 보고를 드렸다"고 했다.
'민생 현안보다 경비에 집중했던 것 아니냐'고 묻자 "특정 업무에만 집중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며 "당시에 집회·시휘가 있었고, 현장 대처를 분명히 하라는 지령이 있었다. 그 다음에 핼러윈 현장에 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이전 등으로 경비 관련 업무가 전반적로 늘어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다 그런 것은 아니고 경호나 경비 쪽에 일정 부분 (업무가) 늘어났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거기에 맞춰 인원이 보충됐다. 현장에선 그러나 많이 부족하다 느꼈을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총경은 "어떤 말로도 부족하지만 고인과 유족에게 정말 죄송하단 말 드린다"며 "참담한 심정이고 무한한 책임을 통감한다. 진상규명을 위해 모든 걸 사실대로 말씀 드리겠다"고 했다.
◆ 늑장 보고 논란…류미진 "성실 근무 못해"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태원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류미진 전 인사교육과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국회(정기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11.16 pangbin@newspim.com |
증인으로 출석한 류 총경은 "당일 상황관리관으로서 성실하게 근무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가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돌아가신 분들과 유족분들,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울먹였다. 류 총경은 참사 당일 서울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했다.
류 총경은 당일 밤 11시39분께 상황실 직원으로부터 상황보고 전용폰으로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상황실에는 접수요원 30~40명, 분석요원 10명 정도와 팀장이 있고 기능별로 나와서 상황대응 하는 직원들이 있다"면서도 "(밤11시39분 전)그 전엔 보고 받은 적 없다"고 했다.
그는 "상황실 직원한테 연락받고 상황실로 돌아가서 상황팀장으로부터 용산경찰서장이 서울청장 보고해서 청장이 현장에 나가고 있다는 얘길 들었다"며 "서울청장이 이미 나가서 가용 경력을 현장에 배치하는 게 급선무라 생각해 가용경력을 보낸 후 정리한 다음 (김광호 서울청장에) 문자로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청장보다도 대응이 늦었단 지적엔 "죄송하다"고 했다.
류 전 과장은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하면서 근무지를 이탈해 자신의 사무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류 전 과장은 참사 발생, 1시간24분이 지난 오후 11시39분에서야 당직자로부터 연락을 받고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늑장 보고'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 이임재 "서울청에 핼러윈 기동대 요청했으나 거부"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현장 총괄책임자인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국회(정기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11.16 pangbin@newspim.com |
용산경찰서가 서울경찰청에 핼러윈에 대비해 이태원에 기동대 배치를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원 핼러윈 때 질서 유지를 위해 서울청에 기동대 배치 요청을 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이 총경은 "있다"고 답했다.
이 총경은 "정확한 날짜까진 기억하기 힘드나 주무부서에 핼러윈 축제에 대비해 인파 관리에 가장 효율적인 기동대를 지원 요청하라고 지시했고, 주무부서에서 서울청 주무부서에 지원 요청을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경력 운용 주무부서에서 협력하는 과정에서 당일 집회 시위가 많기 때문에 지원이 어렵다는 답변이 들어왔다"며 "추후 다시 경력 부대 지원에 대해 서울청에서 재차 검토가 있었으나 그때도 다시 집회 시위 때문에 어려운 것으로 결정이 된 것으로 보고 받았다"고 덧붙였다.
'곤란하다는 답변을 한 게 누구냐'는 질문에는 "서울청 주무부서 실무 담당자로 알고 있다"고 했다.
'서장이 직접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나 관련자들에게 기동대 배치를 요청한 적은 있느냐'고 묻자, 이 총경은 "당시 보고받기로 서울청장이 재차 검토했지만 집회 시위 경력 부족 때문에 지원이 안 되는 것으로 검토가 끝난 것으로 보고 받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서울청장이 두 번이나 검토한 결과에 대해 내가 어떤 건의를 하는 것은 어렵다는 판단을 해서 건의 드리지 못 했다"고 했다.
용산경찰서에서 자체적으로 집회·시위 대응 경력을 일부 보냈어야 하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선 "기동대 운영은 서장의 권한이 아니다. 서울청에 전체 운용 권한이 있다"고 답했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 현장 관리와 관련해선 "(용산서) 112상황실장이 컨트롤타워를 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총경은 오는 21일 경찰청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특수본의 소환 통보를 받았는지'를 묻자 "다음주 월요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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