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뉴스핌] 김대원·전경훈 기자 = "영업 비밀은 따로 없어요.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죠."
살아있는 맛의 도시 전남 목포시에서 23년째 두부만 고집해 온 시골집순두부 목포본점 박철민 사장이 가게를 운영하는 철학이 담긴 한마디다.
시골집순두부 전경 [사진= 김대원 기자] 2022.11.17 kh10890@newspim.com |
[목포=뉴스핌] 전경훈 기자 = 시골집순두부 목포본점 박철민 사장이 두부를 만들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다. 콩을 하루에 18~19kg 정도를 소비한다. 이정도 콩의 양이면 두부 4판(1판 80모), 순두부 4통(1통당 10kg)을 만들수 있다. 2022.11.17 kh10890@newspim.com |
◆ 깨끗한 두부 제조시설을 갖춘 '시골집순두부'
목포시에서 '두부' 요리로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을 사로 잡는 곳이 있다. 전남도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시골집순두부 목포본점이다.
이 식당은 부모님이 23년 전 처음 문을 연 이후, 약 12년 전 부모님의 권유로 2대째 가게를 이어가고 있다.
생명공학을 공부했던 사장님은 어느새 매일 아침 7시부터 약 20kg의 콩으로 손수 두부와 청국장을 직접 만든다.
이 때문에 입구에 들어설 때부터 구수한 청국장 냄새가 난다. 청국장을 직접 제조하고 숙성시켜 만들어 푸짐한 집밥 느낌의 청국장을 느낄 수 있다.
[목포=뉴스핌] 김대원 기자 = 박철민 사장이 노화방지와 심혈관질환에 좋은 아로니아를 조합한 두부를 만들고 있다. 2022.11.18 kh10890@newspim.com |
◆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식재료로 만든 요리
가장 눈 여겨볼 점은 청국장을 국산콩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 모든 반찬을 부모님이 직접 농장에서 재배한 재료로 손님 식탁에 올린다는 점이다.
배추는 물론 얼갈이, 생강, 무, 양파까지 모든 재료를 직접 농사지은 음식으로 식탁에 올리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손님 식탁에 오르는 김치와 반찬은 모두 박철민 사장의 부모님이 농장에서 정성을 들여 직접 재배한 재료로 만든다.[사진=시골집순두부 박철민 사장] 2022.11.17 kh10890@newspim.com |
[목포=뉴스핌] 전경훈 기자 = 항암작용과 피부미용, 혈관질환 예방 등 건강에 좋아 과거 동유럽에서는 왕족이나 일부 귀족만 먹을 수 있다고 해서 킹스베리라고도 불렸다. 이렇게 귀한 아로니아를 두부와 접목해 맛과 건강까지 잡았다. 2022.11.17 kh10890@newspim.com |
◆ 몸에 좋은 아로니아 두부와 순두부
이 식당의 두부 특징은 '아로니아'를 첨가해 만들었다.
아로니아는 항암작용과 피부미용, 혈관질환 예방 등 건강에 좋아 과거 동유럽에서는 왕족이나 일부 귀족만 먹을 수 있다고 해서 킹스베리라고도 알려졌다. 안토시아닌 함유량은 아사이베리 보다 5배나 높다. 이렇게 귀한 아로니아를 두부와 접목해 맛과 건강까지 잡았다.
사장님의 세심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손님상에 나가는 뚝배기도 깨끗한 뚝배기를 사용한다. 어느 가게에서 더러운 뚝배기를 사용하겠냐고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있을 거다. 깨끗한 뚝배기란 한때 논란이 됐던 '세제 뚝배기'를 원천 배제했다는 점이다.
손님이 식사를 마치고 세제로 뚝배기를 닦으면 당장은 깨끗해 보일지 언정 뚝배기 안으로 세제가 스며들고 가열하면서 세제 거품이 밖으로 나와 그대로 세제를 손님이 먹게 되는 문제였다.
하지만 사장님은 '이 정도 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손님의 건강을 위해 이런 사소한 문제 하나 놓치지 않고 세계 최초로 개발된 무흡수 뚝배기를 사용해 손님상에 올린다.
가을 전어 냄새에도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지 않더니 청국장 냄새에는 돌아올 정도다. 그정도로 구수함이 올라온다. 이 뚝배기가 '깨끗한 뚝배기'다.[사진=김대원 기자] 2022.11.18 kh10890@newspim.com |
[목포=뉴스핌] 전경훈 기자 = 두부 요리로 어디까지 만들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다양하면서도 맛은 일품이다. 2022.11.17 kh10890@newspim.com |
◆ 양념이 풍부한 전라도 김치와 수육 '두부 보쌈'
대표 메뉴인 '목포式 두부 보쌈'을 맛본다면 이런 걱정은 금방 사그라든다. 은은하게 풍기는 두부의 향, 야들야들한 수육에 무생채 또는 김치를 밥 한 숟갈과 함께 싸먹으면 괜히 삼합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구나 싶은 맛을 느낄 수 있다.
◆ 밀가루 없는 '두부 부침개'
두부 부침개 이것이 또 별미다. 바삭바삭한 것이 해물파전, 김치전과는 또 다른 담백한 맛으로 막걸리 한 모금에 전 한입이면 가히 환상적인 맛을 경험할 수 있다. 단백질이 가득한 바삭바삭한 맛. 다이어트 요리로 강력 추천한다.
보글보글 끓는 소리만 들어도 소주 1병을 비울 정도다. 술안주로도 제격이지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적당히 매운 맛으로 속이 든든해진다. 추운 겨울이 다가올 수록 더 생각나는 맛이다.[사진=김대원 기자] 2022.11.17 kh10890@newspim.com |
◆ 각종 해산물 넣은 '해물두부전골'
겨울철 찬 바람이 부는 날 따끈하게 즐기기 좋다. 살이 꽉 찬 바지락을 넣어 칼칼한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지는 바지락 순두부와 각종 해산물과 미나리 팽이버섯 애호박을 푸짐하게 넣은 해물전골의 국물은 고소하고 감미롭다.
이 국물에 해장을 하러 왔다가 해장국을 안주 삼아 소주 1병을 비울 수 있을 정도다. 적당히 매운맛에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국물을 호 불어서 먹으면 그야말로 호불호 없는 맛이다.
전골을 시키면 블루베리주가 서비스로 나온다. 서비스로 주는 술이라고 도수가 낮을 거라 보면 큰코다친다. 삼계탕집에서나 마실 법한 도수의 약주를 한모금 들이켜면 속이 뜨끈하게 몸이 데워진다. 블루베리주에 들어가는 블루베리 역시 사장님이 직접 재배한 블루베리로 담궜다.
시골집순두부 메뉴판 [사진=전경훈 기자] 2022.11.17 kh10890@newspim.com |
[목포=뉴스핌] 김대원 기자 =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오지 못했다면 밀키트를 구매하면 된다. 블루베리청과 콩비지도 포장해서 가져갈 수 있으니 참고하자. 2022.11.17 kh10890@newspim.com |
◆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오지 못한 이들을 위한 '밀키트'
혹여 출장 때문에 먼 거리에서 온 덕분에 시간 내서 오기가 어려울 사람들을 위한 배려도 놓치지 않았다.
식당과 똑같은 재료로 집에서도 손쉽게 물만 붓고 끓여 먹을 수 있는 청국장 밀키트와 직접 재배한 블루베리로 만든 블루베리청, 콩비지 분말, 청국장도 판매한다.
시골집순두부는 특별한 서비스로 찌개용 비지와 팩, 차용 비지를 무료로 제공한다.
발 냄새 같다던 청국장의 맛을 좋아하게 되면 어느새 어른이 됐다고 했던가. 국물에 떠먹어도 일품, 강된장처럼 밥에 비벼 먹어도 끝내주는 맛이다. 가을 전어 냄새에도 돌아오지 않던 며느리도 이 청국장 냄새를 한 번만 맡으면 떠날 때 떠나더라도 밥 한 공기만 먹고 가면 안 되겠냐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구수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두부 삼합과 부침개, 바지락 국물, 전골, 청국장 한입씩만 떠먹어도 어느새 밥 한 공기가 사라져 있는 기적을 볼 수 있다.
남도 음식, 맛의 항구 도시 목포를 방문했다면 두부 하나로 도시를 평정한 '시골집 순두부'를 꼭 먹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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