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한 가운데 치킨업계가 '월드컵 특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 대표팀의 첫 경기가 열리는 24일부터 치킨 주문량이 크게 늘 것으로 보고 매장마다 운영시간 연장을 검토하고 재료 발주를 늘리는 등 준비태세에 나선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치킨프랜차이즈 '빅3' 인 교촌·bhc·BBQ는 카타르 월드컵을 겨냥해 나란히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교촌치킨은 이날 신제품 '블랙시크릿'의 새 TV 광고를 공개했다. 제품 이미지만으로 연출해 제품의 맛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치킨[사진=뉴스핌DB] 2022.11.04 obliviate12@newspim.com |
bhc는 하이트진로 '테라'와 손잡고 축구팀 응원 세트메뉴를 출시하고 해당 메뉴 주문 시 축구 경기 응원도구인 부부젤라 나팔을 증정한다. 또 김병지 선수와 한국팀 예선전 경기 스코어를 예측하는 행사도 함께 전개한다. BBQ 또한 대한민국 응원 캠페인을 통해 자사앱으로 관련 세트메뉴를 주문한 고객에 30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월드컵을 비롯한 국제 스포츠 축제는 '배달 대목'으로 꼽힌다. 특히 그간 대표 배달음식인 '치킨업계의 수혜가 높았다. 앞서 4년 전 러시아월드컵 당시 한국과 스웨덴전이 열린 하루 동안 bhc의 치킨 주문량은 전주 대비 80% 증가하는 효과를 누렸다. 같은 날 교촌 매출액은 전주 대비 60%, BBQ 매출은 110% 폭증한 바 있다.
지난 2월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치킨 수요가 높게 나타났다. 대한체육회의 공식 스폰서로 활동한 BBQ의 경우 올림픽 기간인 2월 한 달간 매출액이 평년대비 40%가량 올랐다. 교촌치킨은 베이징올림픽 기간(지난 2월 4일~2월 20일)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약 16% 상승했다.
올해는 이태원 참사와 거리응원이 취소된 데다 한국팀 경기도 늦은 저녁이나 새벽시간에 몰려있어 집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집관족'이 대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배달음식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한국팀 첫 경기가 있는 오는 24일을 기해 프랜차이즈 치킨 매장별로 재료 주문량을 늘리고 운영시간을 연장하는 등 준비태세에 나선 상황이다. 통상 프랜차이즈 치킨 매장의 권장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밤 12시까지다. 그런데 경기일정 고려해 매장별로 새벽 시간 연장운영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치킨업계 한 관계자는 "축구팀 경기일정을 가맹점주님들과 공유하고 있다"며 "권장 운영시간은 저녁 12시까지 이지만 경기 일정이 있는 만큼 대부분 운영시간을 새벽으로 조정하거나 연장운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닭고기 공급하는 육가공업체들도 월드컵 시즌을 고려해 닭고기 생산량을 늘리는 분위기다. 하림의 경우 최근 닭고기 생산량을 10%가량 늘렸다. 치킨프랜차이즈에 공급하는 닭고기가 평소대비 증가할 것을 고려해 생산 물량을 늘린 것이다. 하림의 전체 닭고기 물량 중 프랜차이즈에 공급하는 비중은 18% 수준이다.
다만 최근 배달음식 품목이 다양해지면서 축제기간 중 배달 수혜가 치킨으로 쏠리는 현상은 과거보다 줄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또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가마다 자체 치킨 PB상품을 내세우고 있어 경쟁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관련해 홈플러스, 롯데마트, 이마트는 만 원 안팎의 반값치킨을 선보이고 있으며 마켓컬리는 최근 PB상품인 '두 마리 99치킨'을 출시했다.
편의점 업계도 '가성비 치킨'으로 힘을 주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이달 즉석치킨 매출은 전월 대비 40%가량 상승했으며 월드컵 한국팀 첫 경기가 열리는 24일부터는 40% 할인가에 판매한다. GS25도 월드컵을 겨냥해 닭가슴살을 축구공 모양으로 빚어 튀긴 '토트넘신발튀김'을 출시했고 CU는 한마리 치킨인 '후라이드 치킨'을 9900원에 판매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음식이 다양해지면서 월드컵이나 올림픽 기간의 '치킨 특수'가 예전만큼 폭발적이지는 않다"며 "다만 월드컵과 이어지는 연말시즌을 계기로 침체된 소비심리가 완화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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