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연이어 구속되면서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가 턱밑까지 다다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측근 구속에 당 차원의 규탄 성명을 발표하는 게 적절하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2.11.21 leehs@newspim.com |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새벽 정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2015년 2월 김 부원장을 비롯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개발사업 사업자 선정 대가로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로부터 이익 428억원을 배당받기로 한 혐의 등이다.
정 실장이 구속되자 민주당은 검찰 수사를 '야당 파괴공작' 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민주당이 사용해왔던 '야당 탄압'에서 비판 수위를 더 높인 것이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19일 "표적과 결론을 정해놓고 없는 죄를 있는 것으로 만드는 수사가 정의가 될 수는 없다. 검찰과 대장동 일당이 짜맞춘 진술과 정황이 진실이 될 수는 없다"며 "이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원하는 정의냐. 윤석열 정권의 정의는 이미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임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 직후 기자들의 '당이 계속해서 당직자인 김용 부원장과 정진상 실장을 변호해가겠다는 것이냐' 질문에 "당직자를 떠나 계속해서 칼날이 당 대표를 향해 오고 있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대응을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좀처럼 관련 상황에 입을 열지 않던 이 대표 역시 "저의 정치적 동지 한 명이 또 구속됐다. 유검무죄 무검유죄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 유일한 걱정은 이재명 죽이기와 야당파괴에 혈안인 정권이 민생을 내팽개치고 있다는 것"이라며 "경제는 망가지고 외교는 추락 중이다. 한반도 위기는 심화되는데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고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비판했다.
이 대표의 공개 메시지와 함께 당내에서는 당 차원에서 이들을 비호하고 나서는 게 맞는지에 대한 이견도 나오고 있다.
소장파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은 이날 오전 BBS 라디오에 출연해 "최측근 2명이 연이어 구속된 데 대해 최소한 물의를 일으켜서 미안하다는 유감 정도 표시는 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또 부정부패 관련 혐의로 기소될 경우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하도록 하는 당헌80조 발동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11월 8일인가 기소가 됐으니 열흘이 더 지났는데, 그렇다면 사무총장이 뭔가 조치를 해야 하지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전 국민이 다 보고 있고 국회의원이나 당원들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다"고 쓴소리했다.
박용진 의원 역시 SBS 라디오에서 "유죄인지 무죄인지 제가 알 수는 없지만 이 일과 관련해서 당이 정치적으로 타격을 받지 않도록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개인적인 비리 문제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섞어서 가기보다 분리해서 바라보고 대응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당헌80조와 관련된 조치에 대해서도 "이 대표의 측근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당직자이기 때문에 기소가 되었으면 그 부분에 대한 판단은 좀 해 봐야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가운데)이 18일 오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이른바 '대장동 일당'에게 1억여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18 hwang@newspim.com |
당내에서는 불만이 점점 수면위로 올라오는 분위기다. 지난 15일 열린 정책의원총회 당시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장을 맡은 박찬대 최고위원이 '언론보도 및 대장동 Q&A 참고자료'를 의원들에게 배포하고 의혹에 대해 적극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참석한 의원 중에서는 이에 불만을 표현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비명계 한 중진 의원은 "개인들이 개별적으로 대응할 문제지 당 조직 전체가 나서서 이렇게 정치적으로 나설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이 대표가 연루됐다는 것도 짐작일 뿐인데 우리가 앞서서 '이재명을 엮는 것'이라고 하면 이상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현재 수사를 받고 있는 노웅래 의원에 대한 당 대응의 온도차가 다른 점도 지적하면서 "누가 봐도 이 대표의 측근이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대응하고, 노 의원은 아니니까 그냥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비명계 의원도 "당 지도부가 지금 하고 있는 행위들은 말도 안 된다"며 "불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까지 이 대표에 대한 불만이 조직화 되거나 본격적인 움직임으로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 대표와 관련된 직접적인 것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불만이 공개적으로 터져나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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