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이 지난 18일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감행한 장소는 평양 순안국제공항 활주로 중앙지역인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뉴스핌이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관련 영상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미사일은 평양 중심에서 서북쪽으로 22km 떨어진 순안국제공항 제1활주로(길이 3500m) 구역과 제2 활주로(길이 4000m) 사이 연결 주행로(아래 사진 붉은원)에서 쏘아 올려졌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평양 순안국제공항의 활주로 모습. 두 개의 활주로를 연결하는 중앙 연결주행로(붉은 원)에서 지난 18일 오전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이뤄졌다. [사진=구글어스] 2022.11.22 yjlee@newspim.com |
지난 8월 촬영된 구글어스의 위성사진을 보면 순안공항은 공항 여객터미널과 격납고 등 부대시설이 있는 남측 메인 활주로 구역과 활주로만 있는 북측 2활주로 구역으로 구분돼 있다.
두 곳 사이에는 보통강이 흐르고 있어 브리지 시설로 활주로가 서로 연결된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공항 여객터미널 맞은편에 있는 격납시설에서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화성-17형을 옮겨와 발사 지점에 쏘아 올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영상을 분석해보면 발사 현장을 참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른 아침 딸과 함께 격납고를 방문해 미사일을 살펴봤으며, 발사 준비를 마친 활주로를 찾아 준비 상황을 최종 점검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지난 18일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북한의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2.11.22 yjlee@newspim.com |
또 발사 장면은 공항 인근 구릉지역에 마련된 관측 시설에서 부인 이설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등과 지켜본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민항시설로 내세우는 순안국제공항 활주로 한복판에서 ICBM 발사를 감행한 건 민항기 안전을 무시한 매우 도발적인 행태"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2020년 1월 코로나 유입을 차단하려 육해공 루트를 전면 봉쇄했고, 실시간으로 국제 항공 트래픽을 알려주는 '플라이트레이더24'는 22일 오전에도 북한 지역에 운항 항공기가 전무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 사실상 순안비행장이 국제공항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실시간 국제 항공 트래픽 정보 서비스인 '플라이트레이더24'의 화면. 22일 오전 북한 상공에 아무런 항적이 표시되지 않고 있다. [사진=플라이트레이더24] 2022.11.22 yjlee@newspim.com |
하지만 민항기가 운항되는 국제공항을 표방하면서도 버젓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고, 부인과 어린 딸 등 가족까지 동원해 국제 규율을 위반하는 군사적 도발을 감행한 건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발사 이튿날 관영매체 보도에서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발사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언급한 뒤 이 곳을 '중요 전략무기 시험 발사장'으로 호칭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지난 3월 "민간 항공에 심각한 위험을 가하는 예고 없는 미사일 발사를 우려한다"고 성명을 발표하는 등 지속적인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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