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원주=뉴스핌] 조재완 기자 = "전기차 입문용으로 손색없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A 250' 시승기를 한줄평으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더 뉴 EQA는 벤츠 전기차 브랜드인 '메르세데스-EQ'의 컴팩트 SUV(스포츠유틸리카) 모델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E클래스 전기차 버전이다. 벤츠가 전기SUV 시장을 공략해 지난해 야심차게 내놓은 모델이지만, 시장의 이렇다 할 호응을 얻지 못한 '아픈 손가락'이기도 하다.
출시 1여 년이 흘러 국내외 경쟁모델들이 우후죽순 쏟아진 지금, EQA의 지위는 어디 쯤일까.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서울~원주 왕복 300km가량을 더 뉴 EQA를 타고 달려봤다.
더 뉴 EQA는 벤츠 전기차 라인의 핵심기능을 압축한 '알짜'다.
주행감부터 벤츠 특유의 편안하고 조용한 주행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대다수 전기차는 구동 소음이 크다는 고질적 단점을 안고 있다. 엔진 소음이 없는 대신 차체 진동이나 타이어 소리가 두드러지게 들린다. 그러나 더 뉴 EQA는 정숙한 주행감을 자랑했다. 벤츠가 개발 단계서부터 조용한 주행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구동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전기 파워트레인의 결합에 공을 들였다고 한다.
실내 공간에서도 EQ라인 특유의 디자인 요소를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과하지 않고 세련된 백라이트 트림부터 인상적이었다. 터빈 형태로 디자인된 5개의 원형 통풍구는 미래 지향적인 감성을 풍겼고, 길이 26cm에 달하는 와이드 스크린 디스플레이는 주행에 필요한 정보들을 간결하면서도 직관적으로 제공했다. 시원하게 펼쳐진 화면은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기능을 넘어, 하나의 인테리어 디자인 그 자체였다.
디스플레이엔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됐는데, 전기차 입문자에게 없어선 안 될 '필수 기능'이다. 원주에서 서울로 돌아오기까지 충전 없이 주행이 가능할지 확신이 없었다. 주행해야 할 거리는 110km인데 남은 배터리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대략 120km. 아니나 다를까 충전 없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경고등이 떴다.
곧바로 전기차 전용 내비게이션을 사용했다. 차량의 현재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이동 경로를 따라 충전소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시승에서 한 차례 차량 충전을 하며 톡톡히 도움을 받았다. 충전 중엔 EQ 메뉴를 통해 충전 상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었다. 충전 옵션과 전력 소비, 에너지 흐름 정보가 실시간으로 제공됐다.
[원주=뉴스핌] 조재완 기자 = 배터리 충전 중인 메르세데스-벤츠 전기 SUV '더 뉴 EQA 250'. 2022.11.22 chojw@newspim.com |
회생 제동 기능에도 부족함이 없었다. 에너지 회생 모드는 'D+, D, D-' 3단계로 지원됐다. 스티어링 휠 뒤에 위치한 패들로 손쉽게 조절할 수 있었다. 전기차 경험이 많지 않은 기자는 회생 모드를 가장 낮은 단계인 D+로 설정했다. 회생 제동 수준이 높을 수록 덜컥거리는 전기차 특유의 감성이 낯설었기 때문이다.
회생 제동이 어떤 개념인지조차 낯선 '전기차 극초보'라면 패들 시프트를 길게 당겨 오토 모드로 설정하면 된다. 주행 상황에 맞는 에너지 회생 모드로 자동 설정된다. 레이다 데이터에 기반해 앞차와의 거리를 계산, 자동으로 회생 제동 정도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도 지원됐다. 컴팩트 세그먼트에선 더 뉴 EQA에 최초 탑재됐다.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차량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하거나 도로 속도 제한 표지판을 인식해 속도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기능이다. 차량이 차선에서 벗어나면 차량을 원래 차선으로 되돌리는 차선 이탈 방지 기능도 탑재됐다. 공기 청정 패키지도 탑재됐는데, 이 역시 컴팩트 세그먼트에선 최초 탑재된 기능이다.
EQA 소비자가는 부가세 포함 5990만원. 전기차 보조금까지 감안하면 5000만원 중반대다. 현대차 중형 전기세단 '아이오닉6' 판매가는 5200만원부터, 기아 준중형 전기SUV 'EV6'는 4870만원부터다. 국산 전기차와 비교해도 EQA의 진입 장벽은 높지 않은 편이다. 그야말로 가성비 좋은 프리미엄 SUV 모델이란 인상을 받았다.
다만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길지 않다는 점은 아쉬웠다. EQA 1회 주행거리는 301km. 주행거리 400km를 상회하는 동급 경쟁모델이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크게 남는 부분이다.
실제 체감한 주행거리는 300km보다 짧은 듯 했다. 배터리 잔량이 계기판이 제공하는 주행거리 정보보다 빠르게 소진된다는 인상을 받았다. 전기차는 운전 스타일에 따라 에너지 효율이 현격히 달라지는 만큼, 기자가 전기차 운전에 익숙하지 않았던 것도 에너지 효율을 떨어뜨린 데 한몫 했을 것으로 보인다.
급속 충전기를 사용하면 최대 100kW 출력으로 충전되며, 완속 충전기로는 최대 9.6kW로 충전된다.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메르세데스-벤츠 전기 SUV '더 뉴 EQA 250'의 스티어링휠과 와이드 스크린 디스플레이. 2022.11.21 chojw@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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