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핌] 오종원 기자 =지난 2001년 대전 서구 둔산동에서 발생한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 피고인 중 한명인 이정학(51)이 신문 과정에서 범행 당시 총 쏜 사람은 공범인 이승만(52)이라고 진술했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는 28일 오후 2시 230호 범정에서 강도살인 혐의를 받는 이승만과 이정학의 2차 공판을 진행했다.
[대전=뉴스핌] 오종원 기자 = 21년 전 발생했던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강도살인 피의자 이승만이 2일 대전 검찰에 넘겨졌다.2022.09.02 jongwon3454@newspim.com |
이날 공판에서 이정학은 검찰이 제시했던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인정한다며 범행 당시 직원을 권총으로 쏴 살해한 것은 이승만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일 이승만이 "강도 범행을 모의한 점은 인정하지만 범행을 계획하고 직원을 권총으로 쏴 살해하는 등 주도한 것은 이정학"이라며 주장했던 진술과 첫 공판과 상반된 모양새다.
이정학은 "체포 당시 경찰이 이승만이 아닌 다른 친구를 범인으로 특정하고 있어 그 친구가 아닌 이승만과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고 정정했다"며 "경찰 및 검찰 조사 과정과 영장실질심사에서도 동일하게 이승만이 권총을 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어 "범행 2달 전 흰색 차량을 1대 훔친 후 대전 대덕구 송촌동 일대를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혼자 걸어 다니는 경찰관을 발견하고는 총을 뺏었다"며 "당시 이승만이 운전했고 경찰을 보자 총을 뺏자고 권유했으며 차량으로 경찰관을 들이받은 뒤 총을 가져오라고 지시해 탈취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이정학은 빼앗은 38구경 권총을 이승만에게 넘겨줬으며 이승만은 차 안에서 탄창을 열어 공포탄과 실탄의 차이를 설명해줬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민은행 권총강도 살인사건 범행 당시 이정학은 "이승만이 총을 쏠 당시 말릴 경황이 없었다"며 "범행 전 이승만은 사람이 안 다치게 제압한다고 말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정학은 범행 당시 상황을 설명해 달라는 검찰의 질문에 "이승만이 차량 조수석 글러브 박스에 있던 권총을 꺼내 내렸고 꼼짝마라고 소리치며 천장에 1발을 쐈다"며 "총소리가 난 후 차량 시동을 켜서 도주하기 쉽게 차량을 후진으로 빼 수송차량을 막은 뒤 내려 현금 3억원이 들어있는 현금 가방을 운전석 뒷좌석에 넣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정학은 "이 과정에서 한 직원이 현금수송차량을 후진해 범행에 사용한 차량과 출동하며 운전석 뒷자석 유리창이 깨졌다"며 "남은 가방 1개를 가져오려 했으나 이승만이 가방을 버리고 타라고 해서 그대로 도주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16일 오후 2시 이승만과 이정학에 대한 피고인 신문 절차를 이어갈 방침이다.
한편 이승만과 이정학은 지난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께 대전 서구 둔산동에 위치한 국민은행 충청지역본부 지하 주차장에서 현금 가방을 내려 옮기던 은행 출납과장을 권총으로 살해한 뒤 3억원이 든 가방을 챙겨 달아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 사건은 발생 후 21년간 미제로 남았으나 경찰은 지난 2017년 10월 범행에 사용된 차 안에 남아있던 손수건과 마스크 등 유류물에서 발견된 DNA가 충북의 한 게임장 유류물에서 발견된 DNA와 동일하다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건 발생 7553일만인 지난 8월 25일 이정학과 이승만을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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