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건설산업을 주요 기반으로 하고 있는 호반건설과 SM이 올해 계열사 간 빚보증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두 그룹은 순위가 뒤바뀌긴 했지만 지난해에도 최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건설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사업이행 보증에 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으로 자산 총액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집단)으로 지정된 47개 그룹의 채무보증 금액은 1조115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7% 감소했다.
◆ 기존 상출집단 빚보증 감소에 전체 금액 줄어
증흥건설, HMM, 태영, OCI, 두나무, 세아, 한국타이어, 이랜드 등 올해 상출집단으로 새롭게 지정된 8개 그룹의 채무보증 금액이 3937억원 늘어났지만 연이어 상출집단에 들어간 그룹의 채무보증 금액이 4375억원 줄어든 영향이다.
공정거래법은 상출집단 소속회사(금융·보험사 제외)가 국내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릴 때 이를 보증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산업합리화와 해외건설, 사회간접자본(SOC), 해외직접투자 등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채무보증은 예외적으로 인정된다.
채무보증 제한은 금융기관의 중복·과다보증을 줄이고 계열사 간 빚보증을 통한 연쇄도산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1998년 4월에 도입됐다.
채무보증이 제한되는 것과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것까지 모두 합쳐 올해 47개 상출집단 중 채무보증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호반건설이다. 호반건설은 올해 5월 1일 기준으로 채무보증 금액이 3193억원에 이른다. SM이 2731억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그래프 참고).
역시 건설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태영이 1488억원으로 세 번째로 채무보증 규모가 컸다. 다만, 태영은 보증이 제한된 금액(592억원)보다 허용된 금액(896억원)이 더 많았다. 이어 이랜드(863억원), 중흥건설(806억원), 세아(696억원), 셀트리온(676억원), GS(360억원), KCC(253억원), 한국타이어(83억원) 순이다.
지난해에는 채무보증 금액이 SM(4172억원)이 호반건설(3513억원)보다 많았으나 올해는 순위가 뒤집혔다.
◆ PF대출과 건설하자 책임 보증 서는 건설그룹
채무보증 사유를 보면, 호반건설은 부동산 개발 시 공사이행 보증, 미매입 토지 관련 손해배상채무 지급 보증, 사업이행 보증 등이었고, SM의 경우 준공 후 하자이행보증증권 발급 때 금융기관이 모회사의 연대보증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또 중흥건설은 PF대출과 공사이행 보증에 나섰고, 태영은 계열사 자체 신용으로 대출할 경우 이자가 높아 모회사의 채무보증을 통해 이를 절감한 경우다.
계열사 간 채무보증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새로 상출집단으로 지정되거나 채무보증이 있는 회사를 신규 계열사로 편입한 경우 2년간 채무보증 해소가 유예된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서초구 우면동 호반건설 사옥 [사진=호반건설] 2021.09.14 sungsoo@newspim.com |
호반건설과 SM은 내년 1분기까지 전액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중흥건설은 2024년 1분기까지, 태영은 올해 말까지 각각 채무보증을 전액 해소할 계획을 공정위에 밝혔다.
2년 내에 채무보증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채무보증금액의 10% 이내 과징금 부과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민혜영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상출집단 계열사 간에 이뤄진 제한대상 채무보증은 모두 법정기한 내에 해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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