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로켓 발사대(갠트리 타워)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됐다. 발사대를 가리고 있던 개폐형 패널이 열리고 타워 꼭대기에 설치될 것으로 보이는 새 크레인 추정 물체가 발견됐는데, 더 큰 로켓을 발사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6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로켓 발사대, 즉 갠트리 타워에서 변화가 감지된 건 지난 1일이다.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발사대 일대를 촬영한 12월 1일자 위성사진. [자료=Planet Labs/VOA] |
발사장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선 갠트리 타워 남쪽 구조물 아래쪽 부분에 대형 하얀색 물체가 매달린 듯한 장면을 볼 수 있다. 이 물체는 갠트리 타워 아래쪽에서 약 5분의 2 높이만큼 올라서 있는 형태다.
전문가들은 이 하얀색 물체가 바로 옆 북쪽 구조물의 개폐형 패널로, 남쪽 구조물까지 큰 각도로 열린 상태이거나 원래 있던 자리에서 해체돼 남쪽 구조물 쪽에 놓인 것으로 추정했다.
동창리 발사대 남쪽 구조물에 개폐형 패널(사각형 안)이 매달려 있다. 크레인 자재로 보이는 물체(원 안)는 발사장 중심부 바닥에 놓여 있다. 2022.12.6 [자료=Planet Labs/VOA] |
서해위성발사장의 갠트리 타워는 남쪽과 북쪽 구조물로 이뤄져 있으며, 이중 로켓 발사는 북쪽 구조물에서 이뤄진다.
평소 북쪽 구조물은 하얀색 개폐형 패널로 가려져 있지만 발사가 임박한 시점엔 이 패널을 넓은 각도로 개방한다. 실제로 지난 2016년 광명성 4호 인공위성 발사 당시 이 하얀색 패널이 양옆으로 개방되는 장면이 북한 관영매체에 공개되기도 했다.
이 개폐형 패널은 비와 눈으로부터 로켓과 발사대를 보호하는 용도로 알려졌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개폐형 패널 안쪽, 즉 발사대에서 활발한 작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슈멀러 연구원은 "발사 장치를 개조하거나 개선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이는 수많은 자재를 발사대 주변에서 볼 수 있다"며 "개폐형 패널이 열려 있는 것으로 미뤄볼 때 갠트리 타워 안쪽에서 작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는 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미 스탠포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도 패널이 열려 있는 데 주목하며 "안쪽에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로켓이나 미사일 발사를 위한 준비 작업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센 연구원은 "더 큰 로켓과 새로운 추진체를 쏘아 올리려는 작업"이라며 "발사대에 남아있는 장비는 다시 사용하지 않을 (과거의) 은하 로켓용인 만큼 교체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갠트리 타워에서 크레인이 사라진 사실에도 주목했다.
1일 자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는 갠트리 타워 옥상에 설치된 크레인이 보이지 않는다. 이 크레인은 이동식 로켓 조립건물로부터 로켓을 넘겨받아 발사대에 세우는 역할을 한다.
한센 연구원은 발사장 중심부 바닥에 놓인 2개의 대형 물체를 가리키며 "갠트리 타워에 설치될 크레인 자재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크레인 없이는 어떤 발사도 할 수 없다"며 "현재 크레인이 없다는 건 크레인과 관련한 개선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곳곳에선 크고 작은 공사가 계속 진행 중이다.
앞서 VOA는 발사장 중심부의 로켓 조립 건물이 중심부로 이동하고, 이후 지붕과 외벽이 해체됐다고 전한 바 있다.
또 갠트리 타워 옆 연료∙산화제 저장고 부지에 새로운 구조물이 들어서고 인근 야산에는 폭이 50m에 달하는 터널 굴착 작업이 이뤄진 사실을 포착했다.
아울러 엔진 시험장 인근엔 새롭게 길이 뚫리고 그 끝부분에선 새로운 건축물 공사가 진행 중인데, 가운데가 비어 있는 구조와 높이, 주변 정리 작업 등을 고려할 때 새 엔진 시험대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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