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의 중심에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의 진술을 반박하며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68차 공판에서 김씨 측은 남 변호사에 대한 증인신문에서 남 변호사의 법정 증언 신빙성을 제기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05 mironj19@newspim.com |
김씨 측은 김씨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시의원 등에게 로비하기 위해 영입됐다는 남 변호사의 진술이 추측에 의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남 변호사가 검찰에 최윤길, 강한구, 권락용 당시 성남시의원 등을 설득해 당적을 바꾸게 하고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고 했다"면서 "김씨가 모든 일을 다 한 것처럼 들리지만 남 변호사 추측이 가미된게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남 변호사는 "김씨 혼자 다 했다는 취지는 아니지만 김씨가 도와준 건 맞다"고 답했다.
김씨 측은 남 변호사가 검찰 진술에서 김씨가 종교단체와 주요 인사들에게 로비를 위해 돈을 받아갔다는 진술에 대해 구체적인 용처를 물으며 진술의 신빙성을 따지기도 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김씨가 받아간 돈이 실제 어디 사용됐는지 확인한 적 있는지" 묻는 질문에 남 변호사는 "확인한 적 없다"고 했고 "김만배나 유동규씨로부터 들어서 아냐"는 말에 "그렇다"고 답했다.
남 변호사 발언의 신빙성을 의문 삼는 질문도 나왔다. 김씨 측 변호인이 '증인 말에 의하면 이재명 측 지분을 김씨가 처분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묻자, 남 변호사는 "수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고 제기된 이슈들에 대해 당사자가 해명해야 하니 당연히 저런 문제도 고민됐을 것"이라며 "그래서 저한테 부탁했을텐데 그럼 김씨는 뭘 해서 (지분) 50%를 받아갔나, 그 부분을 먼저 해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김씨가 50%에 가까운 지분을 가져가는 것이 불만스러워서 그런 건 아닌가"라고 질문하자 남 변호사는 "그건 아니다"라며 천화동인 1호에 본인 지분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남 변호사는 지난해 9월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이 불거질 당시 천화동인 1호 지분 10%를 자신의 것으로 하자는 김씨의 부탁을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천화동인 1호 배당금 700억원(세후 428억원)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에게 나눠주는 방법을 논의하면서 추후 문제될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라는 취지다.
다만, 남 변호사의 증언이 대부분 김씨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라고 밝힌 바 있어 증거능력에 대해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김씨가 증언을 시인할 경우 남 변호사 발언의 증거능력은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문제 등에서는 남 변호사의 증언이 김씨의 주장과 배치되는 부분이 있어 김씨는 향후에도 남 변호사의 발언을 부인하거나 신빙성 문제를 또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 관계자는 "남씨의 진술이 인정되면 김씨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만큼 김씨 입장에서는 남씨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전략으로 나올 수 밖에 없다"면서 "남씨의 진술이 누군가에게 들었다는 식으로 답변을 하는 만큼 앞으로도 이 부분을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