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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위기관리' 새판짜는 현대차·SK·LG

기사등록 : 2022-12-0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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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하이닉스 '글로벌전략' 신설...LG, SCM 강화
"기업들 공급망리스크 따라 전면 재설계 나서"

[서울=뉴스핌] 김지나 조재완 기자 =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 봉쇄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 갈등 속 공급망 재편, 물류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골머리를 썩었던 기업들이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전담팀을 꾸리는 등 위기관리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지정학적 이슈가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확대되며 글로벌 이슈에 기민하게 대응, 중장기적 전략을 짜는 조직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美 IRA 위기 대응 나선 현대차...글로벌전략 컨트롤타워 신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사장단 인사 발표와 함께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GSO(Global Strategy Office)'를 신설했다.

표면상은 미래 먹거리 발굴에 방점을 찍은 조직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현대차의 전기차 미국 수출에 타격을 입힌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계기로 현대차가 수출 포트폴리오 대전환의 전략을 짜는 움직임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 8월 IRA를 가결해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에 대해서만 보조금 혜택을 줘 한국산 전기차 미국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5' 미국 판매량은 전달 대비 25% 줄었고, 같은 기간 기아 전기차 EV6 판매대수는 46% 급감했다.

미국 IRA 관련해선 정부가 나서 미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현대차 입장에선 IRA 관련 불확실성 리스크를 여전히 안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SK온과 미국에서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향후 배터리 업계와 북미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원래 12월 중·하순에 인사를 냈지만 올해 인사를 11월말로 앞당긴 이유는 IRA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내부 위기감이 확산된 데 따른 조치란 해석도 있다"면서 "늦어도 다음 주 예정된 임원인사에서도 미래 모빌리티 전환에 방점을 둔 임원 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美-中 갈등에 몸살 앓은 SK하이닉스, '글로벌전략팀' 신설

반도체가 미-중 간 패권전쟁 핵심 기술로 떠오르며 미국이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을 유치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 역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전담팀을 구성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전략' 조직 산하에 '글로벌전략' 조직을 신설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생산시설 전개와 지역별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오퍼레이션 TF'를 최고경영자(CEO) 산하로 뒀다. 글로벌오퍼레이션 TF장은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 부사장이 맡는다. 차 부사장은 D램 개발담당을 역임했고, TF장과 미래기술연구원을 겸임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글로벌전략'은 단순히 미-중 분쟁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수급이나 각국의 정책 변화 등을 모니터링해 중장기 전략을 짜게 될 것"이라며 "기존 미래전략에서도 해 왔던 업무이지만, 개별 조직을 만들어 보다 전문적으로 관련 사항을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사업 물류난 겪은 LG전자...SCM 강화 나서

LG전자의 경우 올 한해 물류난, 원자재가 상승 등으로 가전사업에 차질을 빚으며 공급망관리(SCM)를 강화하고 나섰다. LG전자는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오퍼레이션센터'가 생겼다. 이 조직은 기존 구매·SCM 경영센터가 생산기술원 산하 생산기획 담당 기관을 이관 받아 명칭을 변경한 곳이다.

구매와 SCM, 생산기획 역할이 각각 다른 조직으로 떨어져 있었다면 이 조직을 하나로 묶어 SCM 전 과정의 역량을 결집시키는 한편 시너지 강화에 나선 것이다. 올 한해 LG전자 가전 사업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자재가 상승 및 물류난에 직격탄을 받았고, 이에 공급망 관리의 필요성도 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전자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전사업을 하고 있는 H&A 사업부에 주요 원재료 가격은 크게 올랐다. 철강 평균 가격은 작년 3분기 보다 23% 상승했고, 레진 가격은 21% 올랐다. 또 구리 평균가격 역시 42% 상승했다. 여기에 3분기 누적 운반비는 3조1046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2751억원 보다 36% 늘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기업들은 공급망 리스크가 투자와 생산 등 다양한 영역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해 점담조직을 만들며 전면 재설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SCM에 대한 기업의 시각 역시 한 파트에 차질을 빚으면 제품 전체 프로세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 중요도가 커졌다"고 풀이했다.

abc123@newspim.com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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