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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띠 졸라매는 유통] ①이마트, 효율 따져 투자 계획 재검토

기사등록 : 2022-12-1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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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운영 효율화, 물류 투자 계획 미뤄
본업 이익 감소·온라인 사업 적자 확대로 수익성↓
"경기 침체·금리 상승 대비 구조조정 필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보복소비로 호황을 누렸던 유통업계가 올해 들어 하반기를 기점으로 유동성 위기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내년부터 해외 여행이 본격화되면 내수가 감소할 수 있고, 경기 침체로 소비 둔화도 예상되서다. 자금 시장의 경색 속에서 유통업계가 어떻게 현금 흐름 악화를 대비할지 그 대책을 들여다봤다.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이마트가 '효율'에 방점을 찍고 사업 운영 방식과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것을 대비해 유동성 위기 대비에 나선 것이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처음으로 점포 운영 시간을 단축했다. 동절기(12월1일~2월28일) 동안 42개 점포의 영업종료 시간을 오후 11시에서 10시로 1시간 앞당긴다.

[허리띠 졸라매는 유통] 글싣는 순서

1. 이마트, 효율 따져 투자 계획 재검토
2. 차입금 부담 롯데쇼핑의 '선택과 집중'
3. 현대百그룹, 지주사 전환 통해 유동성 확보

이마트가 코로나19와 같은 외부 변수가 없는 상태에서 자체적으로 운영시간을 줄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 21개점의 영업 마감시간은 아예 영구적으로 오후 11시에서 10시로 단축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고객 구매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즉 손님이 많이 찾지 않는 시간에는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아예 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큰 규모의 자금이 들어가는 물류 투자는 기존 계획을 변경하고 시기를 늦췄다. 이마트 투자금에서 물류센터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마트 성수동 본사 전경.[사진=이마트]

올해 3분기 말 기준 이마트는 총 1조728억원을 투자했는데, 이 중 2451억원이 SSG닷컴의 물류센터 설비 증설 등에 사용됐다. 모기업인 이마트에 들어간 투자금(2315억원)보다 더 많다. 전체 투자금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6184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이에 이마트는 물류센터 투자 시기를 조율했다. 우선 물류센터 임대를 통해 진행했던 SSG닷컴의 충청권 새벽배송을 중단했다. 새벽배송 특성상 운영비가 많이 드는데 반해, 충청권의 수요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또 새벽배송을 전담하는 자체 물류센터 네오는 사실상 확장을 멈췄다. 네오003 가동 이후 만으로 3년이 지났지만 네오004가 오픈을 하지 않고 있다. 최우정 전 SSG닷컴 대표와 달리 강희석 이마트 겸 SSG닷컴 대표는 네오 확장에 회의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마켓(옛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 확충하기로 했던 비식품 전용 물류센터 확장 시기도 늦췄다. 당초 연내 2개 추가를 계획했지만, 이 또한 내년 이후로 미뤄졌다. 

SSG닷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003' 전경.[사진=이마트]

이마트 오프라인 점포에 후방 물류센터를 만드는 방식인 PP센터는 강 대표 취임 이후에도 확대를 이어갔지만, 이 마저도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당초 대형 PP센터 24개 추가를 계획했었지만, 주문량을 고려해 12개만 확대하기로 했다.

이마트가 이처럼 몸사리기에 들어간 이유는 자본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게 내년부터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작년 굵직한 인수합병(M&A)으로 핵심 부동산 자산까지 처분한 이마트 입장에서는 이번 유동성 위기를 더 철저히 대비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올해 들어서는 본업인 할이점 사업의 수익성마저 감소하며 현금흐름도 악화됐다. 이마트 할인점과 트레이더스, 전문점 사업이 포함된 별도기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775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462억원이 감소했다. 

이로 인해 같은 기간 연결기준 매출이 20%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2395억원에서 1229억원으로 절반이 줄었다.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온라인 사업의 영업적자도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SSG닷컴은 3분기 누적 전년 대비 216억원 증가한 893억원의 영업손실을, 지마켓은 52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악화된 수익성으로 인해 이마트는 영업이익(1229억원)으로 금융비용(5180억원)조차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마트의 재무 안전성과 관련해 한 재무 전문가는 "영업환경 악화에도 상대적으로 투자활동이 증가했다"며 "향후 장기 경기 침체와 금리상승기에 상당한 부담요인 예상돼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yk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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