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3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14일 단행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7년 만에 첫 외환은행 출신 하나은행장을 선임해 선입견과 파벌을 타파하고 통합과 실력 중심의 탕평책을 펼쳤다.
하나금융은 이날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하나은행장 후보에 이승열 현 하나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을 추천하며, 2015년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합병 이후 첫 외환은행 출신 하나은행장의 탄생을 알렸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
이 후보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 취득 후 1991년 외환은행에 입행했다. 하나금융지주 및 하나은행 CFO(재무총괄), 하나은행 비상임이사, 하나금융지주 그룹인사총괄 등을 거쳐 현재 하나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함영주 회장은 통합은행인 옛 KEB하나은행 초대 행장에 올라 두 은행의 화학적 결합과 통합 시너지를 이끌어낸 경험이 있다"며 "이를 토대로 진정한 화합와 통합의 마침표라는 상징의 의미로 첫 외환은행 출신 하나은행장을 선임한 것"이라고 이번 인사의 핵심 방향을 설명했다.
함 회장의 두 번째 인사 키워드는 '실력주의'다. 이번 인사에서 하나증권 사장 후보에 강성묵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이, 하나카드 사장 후보에 이호성 현 하나은행 부행장이 선임된 점은 함 회장이 능력을 중심으로 인재를 등용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이는 함 회장이 상고를 나온 일반행원 출신으로 실력 하나로 은행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후보의 경우 풍부한 영업 현장 경험과 그룹 내외부의 네트워크, 협력 경험이 풍부해 하나카드의 고객 기반 영업을 강화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하나금융 내 비주력 자회사인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으로 재임 중인 강 후보를 핵심 자회사인 하나증권 사장 후보로 발탁한 것은 파격적인 인사로 꼽힌다.
강 후보는 기업금융(IB)에 편중된 하나증권의 업무 비중을 리테일, 자산관리(WM) 중심으로 확대하기 위해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하나은행에서 영업지원그룹, 경영지원그룹, 중앙영업그룹의 그룹장을 담당하며 리테일·기업영업·경영관리 부문을 두루 경험했다.
하나증권의 올해 3분기 기준 세전순이익에서 IB가 차지하는 비중은 61.36%에 달하지만, 홀세일과 WM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10%와 6.23%에 불과하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함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국내외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교한 포트폴리오 전략 실행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인 점을 고려해 출신에 관계없이 능력에 따라 기회를 부여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마련하는 인사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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