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 대한 강요미수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회사를 상대로 해고무효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정봉기 부장판사)는 15일 이 전 기자가 채널A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 확인소송에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취재원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제보하라고 강요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지난해 7월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2021.07.16 pangbin@newspim.com |
재판부는 "원고가 형사재판에서 (강요미수죄의 성립 요건인)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인정되지 않아 무죄를 선고받기는 했지만 원고가 신라젠 수사와 관련해 플리바게닝(유죄협상제)이 가능한 것처럼 이철과 제보자 지모 씨에게 언급해 원하는 취재정보를 획득한 것은 정당한 취재윤리를 벗어난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고가 취재과정에서 제보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검찰 고위 관계자와의 허위 녹취록을 제시한 행위도 정당하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원고의 이철과 제보자에 대한 일련의 취재 경위는 한국기자협회 실천요강과 신문윤리 실천요강에도 벗어나는 취재윤리 위반으로 해고는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기자들은 정보를 취득함에 있어 위계나 강압적인 방법을 쓰지 않는다고 규정한 한국기자협회 실천요강과 취재원을 접촉할 때 비윤리적이거나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신문윤리 실천요강을 언급했다.
또 채널A가 이 사건으로 인해 종합편성채널(종편) 승인이 철회될 수 있는 조건부 재승인을 받은 점, 이 전 기자가 관련 자료를 삭제·은폐한 점 등을 고려해 해고라는 징계 양정 자체도 적정하다고 했다.
이른바 '채널A 사건'은 이 전 기자가 2020년 2~3월 신라젠 의혹 수사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신라젠 전 대주주였던 이철 전 대표에게 5차례 편지를 보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한 비위를 제보해달라고 한 사건이다.
MBC는 이 전 기자가 현직 검찰 고위 관계자와의 친분을 내세워 이 전 대표에게 접근한 뒤 비위 제보를 강요했다고 보도했고 채널A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한 결과 부적절한 취재가 있었다고 공식 사과한 뒤 이 전 기자를 해고했다.
이에 이 전 기자는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해고 징계는 정당한 이유가 없고, 있다 하더라도 징계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전 기자는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내년 1월 19일 항소심 결론을 앞두고 있다. 1심은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편지를 보낸 행동을 해악의 고지로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하면서도 기자로서의 취재윤리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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