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금융투자협회 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회장 후보자로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와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를 선정했다. 이들 모두 전직 증권사·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다만 회원비 분담비율에 따라 균등의결권(30%)과 차등의결권(70%)으로 나눠면서 균등의결권을 가진 소형사보다 분담금 비중이 높은 미래에셋, 대신,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를 두루 걸친 김해준 전 대표와 서유석 전 대표가 유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서울=뉴스핌] 왼쪽부터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사장,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사진=각사] 유명환 기자 = 2022.12.15 ymh7536@newspim.com |
◆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차기 회장 선출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제 6대 회장 차기 후보 적격자(숏리스트)를 대상으로 오는 23일 임시총회를 열고 나재철 회장의 후임을 뽑을 예정이다. 이번 선거는 협회장 후보들의 발언과 총회 진행상황, 투표 결과 등이 공개될 전망이다. 금투협은 지난 2018년 4대 협회장 선거부터 투표과정을 생중계하고 있다.
임시총회에서는 정회원사를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한다. 후보자들 중 과반수 이상의 표를 획득하면 금투협회장으로 선출된다. 임기는 오는 2023년1월1일부터 2025년 12월31일까지다.
현재 금투협 정회원사는 증권사(59곳)와 자산운용사(308곳)‧신탁사(14곳)‧선물사(4곳) 등 총 385개사로 구성됐다.
투표권은 협회 회원비 분담비율에 따라 균등의결권(30%)과 차등의결권(70%)으로 나뉜다. 균등의결권을 가진 소형사들은 1사 당 1표가 주어지지만 규모가 큰 중대형사는 분담금 비중에 따라 투표권이 차등 배정된다. 기존엔 균등의결권 비중은 40%였지만 이번 선거부터는 30%로 줄었다.
증권업계는 김해준 전 대표 대 서유석 전 대표의 경쟁으로 보고 있다. 김 전 대표의 경우 1983년 대우증권에 입사한 후 IB(기업금융)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2005년부터 교보증권에서 프로젝트금융와 기업금융 등 IB 부문을 총괄했고 2008년 교보증권 대표이사에 올라 다섯 차례 연임하면서 장수 CEO에 이름을 올렸다.
김 전 대표는 오랜 관록과 증권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 해결에 적임자로 꼽히고 있다. 특히 내년 자본시장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대체거래소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한 만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이 차기 회장직에 오르길 업계는 원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김 전 대표는 회원사·협회·정책당국 간 실무자 중심의 상시 소통채널 운용을 공약했다.
김 전 대표는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도입된 만큼 연금투자 활성화와 대형화·해외진출을 통한 자산운용산업 경쟁력 강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제도 고도화 등으로 자본시장 경쟁력을 키우겠다"말했다.
이어 "가상자산에 대한 합리적 규제 체계를 모색하고 비대면 판매 규제 완화를 추진해 자본시장의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 증권 vs 자산 운용 양강 구도
서유석 전 대표는 대형사와 자산운영업계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 서 전 사장은 1983년 대한투자신탁에서 회사 생활을 시작해 2005년 미래에셋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미래에셋에서 마케팅·리테일·퇴직연금 등의 업무를 두루 맡다가 2010년부터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사장을 역임했다.
대형사의 맏형 격인 미래에셋증권·자산운용 출신이라는 점이 강점이자 약점으로 꼽힌다. 투표권 비중이 높은 미래에셋증권·자산운용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반면 대형사 출신에 권력이 쏠리는 것에 대한 견제도 클 수 있어서다.
서 전 대표는 업계의 현안을 최우선으로 해결에 방점을 찍고 있다. 서 전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 중 적격펀드의 분배금 과세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성장 고객층을 선점해 'MZ세대'의 청장년층 머니무브도 유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ETF·상장지수증권(ETN)·리츠·채권 등 ATS의 거래대상을 확대해 증권사 신규 사업을 확대하고 증권업계가 디지털자산시장의 핵심 주체가 되도록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에 대해서도 장기투자 비과세펀드 도입과 ETF 상장절차 개선 등을 약속하고, 국민연금 등이 해외에 투자 시 국내 운용사가 참여할 기회도 넓히겠다고 말했다.
김해준 전 대표와 서유석 전 대표의 양강 구도가 형성된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충암고 출신인 서명석 전 대표가 여의도 모임인 '충여회(충암고 출신 여의도 기업인 모임)'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표심의 변동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서 전 사장은 1986년 동양증권에 입사한 후 리서치센터장, 경영기획 부문장 등을 맡았고 2013년 동양증권 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유안타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2020년까지 대표이사를 지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시황 악화가 장기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고, 금융당국이 금투세 등 다양한 현안이 산적된 만큼 차기 협회장의 리더십이 더욱 중요해진 시기" 라며 "업계 이익을 잘 대변할 수 있는 인물로 표심이 모이게 될 것"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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