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7대 제강사의 '6조원대 철근 담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연극 동국제강 대표를 소환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김 대표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2020.01.09 mironj19@newspim.com |
검찰은 김 대표를 상대로 공공기관에 납품한 철근의 물량과 가격을 입찰하는 과정에서 다른 제강사들과의 담합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2015년 동국제강 봉강사업본부장, 2017년 후판사업본부장을 거친 뒤 2018년 사장, 2019년 대표이사로 승진했으나 최근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12일 남윤영 전 동국제강 대표이사를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남 전 대표는 2013년 1월부터 2015년 6월까지 동국제강 대표를 맡았다. 당시 검찰은 남 전 대표를 상대로도 제강사들의 담합 과정을 인지했는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국제강 등 7개사는 2012~2018년 조달청 발주 철근단가계약 입찰에서 약 6조8442억원 규모의 입찰 담합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7개 사는 현대제철, 동국제강, 대한제강, 한국철강, 와이케이스틸, 환영철강공업, 한국제강 등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지난 8월 7대 제강사와 4개 압연사 등 총 11개 철강업체에 과징금 2565억원을 부과하고, 담합에 참여한 전현직 직원 9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2012∼2018년 매년 조달청 철근 입찰에 참여해 담합을 벌였다. 조달청은 지방자치단체, 시·도 교육청 산하 각급 학교 등 각종 공공기관이 사용할 철근 구매를 위해 1년 또는 2년 단위로 130~150만 톤, 총 계약금액 9500억원 상당의 물량에 대한 입찰을 실시한다.
입찰은 입찰자가 계약희망 수량과 단가를 제시하면 최저가격 순으로 조달청이 공고한 물량을 채우는 희망수량 경쟁방식으로 진행됐다. 각 철강사 관계자들은 입찰에 앞서 카페, 식당에 모여 배분 물량을 협의하고, 투찰 예행연습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업체는 이를 통해 매년 일정 비율의 물량을 낙찰 받았으며, 총 28건의 입찰에서 탈락 업체가 한 번도 생기지 않아 투찰률(예정가격에 대한 낙찰 금액 비율)은 99.95%를 넘었다. 해당 입찰 매출액은 발주액 기준으로 약 5조5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 8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7개 제강업체와 4개 압연업체에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기업별 과징금은 현대제철 866억1300만원, 동국제강 461억700만원, 대한제강 290억4000만원 등이다.
이들의 담합 정황을 포착한 공정위는 11개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2565억원을 부과하는 한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대한제강, 한국철강, 와이케이스틸, 환영철강공업, 한국제강 등 7개사와 이들 업체의 전·현직 직원 9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공정위 고발에 포함되지 않은 윗선의 개입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3일 임원급 직원 3명을 구속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7대 제강사 대표의 담합 개입 여부를 확인한 뒤, 공소 시효가 만료되는 이달 말 안에 이들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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