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을 소환해 조사하면서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피격 공무원의 유족 측이 문 전 대통령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수사 명분은 생겼지만,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이니만큼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검찰이 문 전 대통령 수사에 나설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되지만, 반대의 경우 핵심인물들을 재판에 넘기면서 연내 사건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당시 관련 첩보 삭제를 지시한 혐의로 고발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12.14 mironj19@newspim.com |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는 전날 박 전 원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박 전 원장은 12시간이 넘게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국정원 PC에서 문서 삭제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그는 첩보 문서를 삭제를 지시한 적이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법조계 안팎에선 검찰이 박 전 원장에 대한 조사를 끝으로 조만간 이번 사건의 핵심인 '첩보 문건 삭제' 의혹을 마무리 지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검찰은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을 재판에 넘기는 과정에서 첩보 삭제 부분은 따로 처리하지 않았다. 검찰은 조만간 서 전 실장과 박 전 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의 사건을 처리할 전망이다.
아울러 검찰은 서 전 실장 등의 허위공문서작성 등 사건에 대해선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법조계의 예상과 달리 서 전 실장의 구속기한을 연장하지 않고 지난 9일 그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 관계자는 "공소제기 및 유지에 필요한 입증이 완료됐다고 판단해 1차 구속기간 만료 시점에서 기소한 것"이라며 "공소사실에 대해선 법리적 의문점을 가지고 있지 않다. 공판진행 과정에서 관련 내용과 증거관계들이 하나하나 현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전 실장 측이 구속적부심을 고려하고 있어 이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소 후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보석을 신청할 수도 있는데, 수사팀 입장에서 적부심이나 보석은 법률적이나 실질적이나 차이가 없다"며 "(적부심을 피하려 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의문이 있다"고 반박했다.
문제는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여부다. 고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가 지난 14일 문 전 대통령을 고발하면서 검찰에 명분을 만들어주긴 했다. 하지만 수사팀 입장에선 이미 전방위적 야권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얼마 전 검찰총장이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 수사팀도 충분히 절제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어떤 선입견이나 편견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수사하고 사건을 처리하라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자신이 이씨의 월북 발표 등을 최종승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이 표명한 입장으로, 의견이나 입장을 밝히는 것 자체도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며 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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