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현 대통령)을 사퇴시킬 목적으로 이른바 '찍어내기'식 감찰이 이뤄졌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전 서울중앙지검장)을 소환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최우영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이 위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를 무마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이 2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09.02 pangbin@newspim.com |
이 위원은 2020년 10월 이른바 '채널A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당시 검사장(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감찰을 명분으로 확보한 통화 내역 등 검찰 자료가 윤 총장을 감찰하던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전달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윤 대통령은 같은해 12월 주요 재판부 사찰 의혹 문건 작성·배포, 채널A 사건 감찰·수사 방해, 검사로서의 정치적 중립 훼손 등 이유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검찰은 이 위원을 상대로 당시 자료 전의 승인이나 부당한 압력 행사가 있었는지 등을 캐물을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의 고발로 시작됐다.
한변은 윤 대통령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 절차가 적법하지 않다며, 이 위원과 박은정 광주지검 중요경제범죄수사단 부장검사(당시 법무부 감찰담당관) 등을 통신비밀보호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공무상비밀누설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중앙지검은 지난해 6월 한 차례 고발인 조사를 한 뒤 이 위원 등을 불기소 처분했으나 한변은 즉각 항고했고, 서울고검 형사부가 지난 6월 재기수사 명령을 내리면서 재수사가 시작됐다.
재기수사 명령은 상급 검찰청이 항고나 재항고를 받아 검토한 뒤 수사가 미진하다고 판단되면 재수사를 지시하는 절차다.
이 위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과이불개'(過而不改·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음)라며 이번 소환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 위원은 지난 5월 한 장관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채널A 사건 등과 관련해 윤 대통령으로부터 위협적인 언행을 들었다고 한 주장을 언급했다.
당시 한 전 부장은 윤 대통령이 한 장관에 대한 감찰계획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다리를 책상에 얹어놓고 '보고서 저리 두고 가'라고 말했고,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하자 격분하며 '쇼 하지마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대검 감찰부에서 조사를 병행하겠다고 하자 '병행?' 이라고 되물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위협적으로 접근했다고도 했다.
이 위원은 "이 증언에 대해 '일국의 검찰총장이 무뢰잡배도 아니고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거나 '다소 과장된 것이 아닌가' 등의 의심을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저는 한 전 부장의 증언이 틀림없는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윤 대통령이 저에게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020년 4월29일 무렵 중앙지검장으로서 한 장관을 수사할 당시 윤 대통령은 '네가 눈에 뵈는 게 없냐'고 소리쳤다"며 "그때 저는 견딜 수 없는 모멸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위원은 "이런 식으로 채널A 사건 수사와 감찰을 방해했던 윤 대통령은 결국 징계를 받았다"며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10월 해당 징계에 대해 '면직 이상의 중대 비위'에 해당하므로 징계처분이 정당하다고 명확히 판결했고, 막말과 부당한 지시를 한 그날 전후 며칠 간의 긴박한 상황은 판결문에도 나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데 인제 와서 윤 대통령 징계 관련 저를 소환하고 재수사한다고 한다"며 "이미 불기소처분됐던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어 출석을 요구하더니, 출석 요구 사실을 언론에 흘리기 시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위 사실들이 판결로 확인되자 프레임을 전환하며 책임을 떠넘기고, 적반하장으로 특정인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이라며 "또 찍어내기 보복 수사를 한다고 해서 중대 비위행위가 가려지는 것도 아니고 법원의 판결이 뒤집어지지도 않을 것인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이 위원은 "올해 교수들이 선택한 사자성어가 과이불개라고 한다"며 "(윤 대통령이) 피징계자로서 이러한 판결이 나왔으면 잘못에 대해 사과나 반성을 했어야 했는데, 보복수사라니 그저 안타깝고 측은할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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