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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2023 전망] 철강업종 '흐림'…하반기 회복세 탈 것

기사등록 : 2022-12-1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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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둔화·수요 부진 이어져
"자동차·조선 수요있으나 부동산↓"
탈탄소 흐름 속 국내 기업 경쟁력도

2023년. 내년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다. 국내 산업계는 속속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있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는 여전하고 미·중 간 무역분쟁도 시름을 깊게 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그 끝을 알 수 없는 진행형이다. 산업계의 기업들에게는 악재의 연속이다. 내년 비상경영으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산업계의 위기 속 기회 찾기는 어떻게 될 것인지 전망해본다.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올 한 해는 철강업계에 유난히 다사다난한 해였다. 

두 차례의 대규모 화물연대 파업으로 공장이 멈춰서면서 수조원의 손실을 입었고, 태풍 힌남노 직격탄을 맞은 포스코는 고로 가동을 중단하는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 현대제철은 노조의 게릴라 파업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기도 했다. 수조원대의 철근 가격을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주요 제강사 경영진이 검찰에 줄소환되는 등 바람 잘 날이 없었다. 글로벌 철강 수요까지 부진해 업계의 시름이 깊었다.

[사진=뉴스핌DB]

◆ 내년 국내외 철강 수요 '부진'…건설·가전업 수요↓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철강업계 연간 생산량은 7000만톤(t)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철강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누적 국내 조강 생산량은 5560만6000톤(t)으로 지난해(5856만t)보다 5.2% 줄었다. 최근 5년간 7000만t선을 넘지 못한 건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진 2020년(6708만2000t)이 유일하다. 

증권가에선 포스코 올해 영업이익이 6조2000억원대로 지난해보다 33%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영업이익 2조2000억원대로 전년비 9%가량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023년 시장 전망도 밝진 않다. 내년 상반기까진 시장 수요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됐고, 금리 인상 기조도 최소 내년 1분기까진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철강 시장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도 당분간 극심한 수요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봉쇄로 쇼크를 입은 중국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가 올해 내놓은 부동산 부양책도 수요 진작보단 부동산 기업들의 신용위기 해결에 방점이 찍혀있다.

철강 수요 둔화를 자아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 시장 수요도 올해와 비슷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자동차·조선업 수요는 늘겠지만, 건설·가전업 수요는 부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자동차 생산이 늘고 선박 건조 물량이 늘면서 이들 업계 수요 호조가 기대되지만, 주택거래 위축과 경기 침체 우려로 건설과 가전업 수요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철회한 9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앞 도로에 주차된 화물차에서 한 화물연대 조합원이 총파업 선전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2022.12.09 hwang@newspim.com

◆ 하반기엔 회복세…"中 수요개선·탈탄소 경쟁력·지정학적 기회"

다만 하반기부턴 시장이 회복세를 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우선 중국 시장 수요부터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 중국 부동산 시작이 회복되려면 제로코로나 정책 완화가 전제돼야 하는데, 내년 3월 중국 3기 지도부가 출범하면 큰 틀에서 코로나 정책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중국 인프라 프로젝트가 늘고, 부동산 시장이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최근 2년간 중국 인프라 정책이 하반기에 집중 발표됐다는 점도 기대감을 키운다. 도로교통과 전기차, 데이터센트 관련 인프라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철강이 특히 많이 쓰이는 분야다. 내년 하반기 철강 수요엔 중국 인프라 정책이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미국의 공급망 정책도 기대 요인이다. 최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사태에서 보듯 바이든 정부는 전통 인프라 투자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꾀하고 있다. 미 정부가 집중 투자하는 제조업, 에너지 인프라 부문은 철강 수요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수혜도 기대해볼 수 있다. 철강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미국과 유럽이 중국에 비우호적인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한국 업체들에게 반등의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시각이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철강·알루미늄 글로벌 협정(GSSA)'을 맺었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저가 철강재 유입이 제한되며 미국과 유럽의 판재류 부족으로 인해 한국 철강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상승될 것"으로 전망했다.  

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하는 시장 흐름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EU(유럽연합)은 내년 10월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도입한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철강·알루미늄 등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유럽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철강업계에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국내 철강업계는 매년 5~6조원 규모의 철강재를 유럽에 수출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이번 제도 시행으로 발생하는 국내  철강업계 추가비용은 연간 1억35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각 기업의 탈탄소 정책 준비도와 대응력이 영업 레버리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또 향후 친환경 철강재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탄소 공정라인 개발 투자 등 관련 생산 역량을 선제적으로 갖춘 업체가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핵심기술인 하이렉스(HyREX)를 오는 2050년까지 상용화할 방침이다. 현대제철도 탄소중립 철강 생산체계인 '하이큐브(Hy-Cube)'를 구축하고, 늦어도 오는 2030년 수소 기반 생산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세아베스틸은 ESS, 배기가스 분석장치 등 환경설비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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