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부진한 석유화학 업황으로 석유화학기업들이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 한해 석유화학 부문에서 저조한 실적을 낸 석유화학기업들은 제약사업 부문 비중을 확대하며 실적 부진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인수합병(M&A)와 신약개발, 투자를 통해 향후 안정적인 수익창출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자체 개발 통풍신약 '티굴릭소스타트'의 중국지역 개발 및 상업화 독점 권리를 중국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Innovent Biologics)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9550만 달러(한화 1200억원)다. LG화학은 중국지역 개발 및 상업화 성공시 단계별 기술료로 최대 8550만 달러를 순차적으로 받는다. 연 매출에 따른 로열티도 매해 별도로 받는다.
앞서 지난 10월 LG화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아베오 파마슈티컬스의 지분 100%를 5억6600만 달러(약 8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스핌] 사진=LG화학 홈페이지 |
미국 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항암제 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국내 최초로 내년 1~2월 중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단기간에 미국 항암 상업화 역량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LG화학 생명과학 부문 성적도 나쁘지 않다. 지난 3분기 매출 2252억원, 영업이익 58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에스테틱 사업 회복 지연과 연구개발비 집행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했지만 올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LG화학은 연말 생명과학부문 조직개편에도 나섰다. 생명과학사업본부 아래 통합 연구 조직인 연구개발 부문을 신설했다. 신약연구소, CMC연구소, 제품개발연구소 등으로 분산돼 있던 연구기능을 하나로 합쳤다. LG그룹은 전사적으로 오는 2026년까지 바이오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SK케미칼도 상황은 비슷하다. 일찌감치 제약사업에 진출한 SK케미칼은 지난 1987년 생명과학 연구소를 설립하고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다. 화학소재부문 매출 비중이 생명과학부문보다 2배 이상 크지만 제약사업 부문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최근 캐나다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플랫폼 기업인 '사이클리카'와 AI 신약 개발 공동연구 게약을 맺었다. 사이클리카는 자체적으로 중추신경계(CNS) 질환, 종양학, 자가면역질환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AI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 기업이다.
사이클리카는 자체 신약 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질환 영역의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SK케미칼은 사이클리카가 발굴한 후보물질의 전임상, 임상 개발 및 전세계 상업화를 담당하게 된다.
SK케미칼의 올해 제약사업 부문 실적은 나쁘지 않다. 지난 3분기 제약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101억원, 매출액 79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28% 가량 증가했다.
SK케미칼은 향후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신약개발과 AI 등을 활용한 신약 탐색 플랫폼 구축, 벤처투자, 파이프라인 확보 등으로 제약사업 부문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제약사업 부문에서 다국적 기업과 마케팅 협업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며 "제약 사업 부문 수익성 역시 나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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