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기 위한 협력과 지지를 확인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처음으로 해외 방문에 나선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 도착한 뒤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다.
◆ "함께 해서 영광...전쟁 안 끝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 발언을 통해 "잔혹하고, 잔혹한 전쟁에 맞서 연합 방위를 위해 당신의 곁에 있는 것은 영광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믿어지지 않는다. 벌써 (전쟁이 시작된 지) 300일"이라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겨울 추위를 무기삼기 위해 아직도 우크라이나의 인프라 시설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원하는 것은 평화뿐"이라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젤렌스키 대통령도 "여기에 오게 된 것은 대단한 영광"이라면서 "나는 더 일찍 오고 싶었지만...전황이 매우 힘들었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는 진심으로 미국과 미국인에 대해 감사한다"며 거듭 사의를 표명하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를 전하는 기념 메달을 증정했다.
◆전시복장으로 방미한 젤렌스키..."내년에 협상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미군 군용기를 타고 워싱턴DC 인근의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착륙한 직후 텔레그램을 통해 발표한 성명을 통해서도 "나는 미국 국민과 대통령, 의회의 지원에 사의를 표하고 승리를 위해 협력하기 위해 오늘 워싱턴에 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내년에는 우리 전체 영토와 국민에게 우크라이나 깃발과 자유를 반드시 돌려줘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의 회복과 방어 능력 강화를 위한 협상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그동안의 미국의 지원에 사의를 표명과 함께 추가 지원을 호소하는 한편 국제사회에서 거론되는 평화협상과 전후 복구의 필요성에 대한 관심도 시사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침공이후 늘 착용하던 짙은 올리브색의 전시복과 카고 바지 차림으로 비행기에서 내린 뒤 기퍼드 국무부 의전장으로부터 영접을 받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잠시 휴식을 가진 뒤 이날 오후 2시경 백악관을 방문할 때도 전시복 차림이었다.
바이든 대통령과 부인 질 여사는 백악관 현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직접 맞이하며 환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대화를 나누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는다.
◆美, 18억 달러 추가 지원 발표...젤렌스키 초당적 지지 호소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후 7시 30분에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초청으로 의회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할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의회 연설을 통해 러시아에 침공에 맞서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힘들게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하고 초당적인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에 맞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8억5천만 달러(약 2조3000억원) 상당의 추가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지원에는 미국이 러시아를 자극할 것으로 우려해 주저했던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도 처음으로 포함됐다.
미 의회도 449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 포함된 2023년 예산안 표결을 앞두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워싱턴DC 방문 일정을 마치고 우크라이나로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kckim100@newspim.com